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소환에 응하지 않은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이날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김 전 기획관은 MB정부 청와대에 근무하던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전날 압수수색을 받았지만 검찰 소환조사에는 불응했다.
이날 예정된 조사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검찰청사에 도착한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 특활비 받았느냐',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받았느냐' 등을 묻는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어떻게 조사를 받을 계획이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성실하게 하겠다"만 하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1년 선배로, 이 전 대통령이 재임한 5년간 청와대 총무비서관·기획관을 지내 'MB 집사'로 불린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BBK·내곡동 사저 의혹 등 이 전 대통령 재산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자주 등장했다. 최근에는 '실소유 논란'이 불거진 다스(DAS) 관련 의혹에도 관련자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비롯해 MB정부 당시 김희중(50)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진모(52) 청와대 민정2비서관에게 5억원 상당의 국정원 불법자금이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날 김 전 기획관을 상대로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그리고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또 돈을 받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은 없었는지 등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희중 전 실장과 김진모 전 비서관은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이날 새벽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