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개헌은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들이 모두 약속했던 내용"이라며 야당이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애초 개헌 공약은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이 빠졌다"며 화살을 여권으로 돌렸다.
개헌 시기를 놓고는 여야가 각각 6월과 12월로 엇갈린다. 여권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지는 것이고, 한국당은 핵심 내용을 담아 연말에 하자며 맞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시간표인 6월 개헌은 한국당이 반대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개헌 문제는 6.13지방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vs "권력구조도 논의해 연말에"
'양성평등이냐 성평등이냐' 등과 같은 지협적인 내용을 놓고 논란이 있었을 뿐이다.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도 문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선호하지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타협의 여지가 커졌다.
한국당은 총리 권한을 강화한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해왔다.
개헌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6월 지방선거다.
개헌과 동시투표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은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한대로 정부 형태를 뺀 지방분권과 기분권 강화를 골자로 한 '최소한 개헌'을 하더라도 투표율은 올라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투표장을 찾지 않았던 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의 표가 늘어 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보다 관심도가 떨어져 투표율이 낮은 편이다.
또 개헌이라는 거대한 이슈는 그 자체만으로도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 개헌이 부각될수록 지금도 약발이 약한 야당의 '정권심판론'은 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 어쨌거나 지방선거 관통할 '개헌 이슈'
문 대통령은 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정부가 별도로 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시간이 없다. 3월 쯤에는 정부안이라도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개헌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버티고 있어, 정부가 안을 내놓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서 개헌 투표는 불발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그렇더라도 개헌 이슈는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개헌은 개정안 발표와 국회 표결 과정에서 개헌은 핵심 의제로 부각될 뿐아니라 국회에서 부결되더라도 여야간 책임공방으로 번질 것이기 때문이다.
개헌 이슈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국회 의결은 6월 지방선거 직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한국당 안에서는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 한국당을 반개헌 세력으로 몰려고 하는 게 여권의 기본 전략"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