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사까지 ‘산 넘어 산’

IOC서 논의 예정, 타 팀과 형평성 등 해결해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외신의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대결의 모습. 황진환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할 수 있을까. 출전 인원이 많은 여자 아이스하키에 가능성이 제기됐다.

올림픽 뉴스 전문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0일(한국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과 북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참가를 논의한다고 전했다.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IOC가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남북 올림픽위원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을 불러 4자 회담을 개최하며 최소 3명에서 최대 8명의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일 남과 북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식화한 뒤 공개된 공동보도문 내용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양측은 대회 개막까지 불과 한 달 가량이 남은 만큼 실무회담을 통해 대회 참가 준비를 약속했다.

현재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전혀 없다. 선수단 파견을 위해서는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어야 한다. ‘경쟁’보다 ‘출전’에 의미를 두는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화합을 도모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참가선수가 가장 많은 아이스하키, 그중에서도 여자 대표팀의 단일팀 구성이 논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팀은 한국을 포함해 총 13개 나라다. 이 가운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랭킹 22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다. 24위 슬로베니아가 유일하게 한국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남과 북의 전력을 모두 합쳐도 이변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 논의되는 단일팀 구성안은 한국이 23명의 엔트리를 모두 채운 뒤 북한 선수가 추가되는 방안이다.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위해 지난 4년간 얼음 위에서 땀을 흘렸던 한국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나머지 참가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라도 체력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IOC의 제안으로 성사될 수 없는 내용일뿐더러 IIHF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

더욱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인사이드 더 게임스’의 기사 내용에도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IOC 관계자의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IOC가 주최하는 4자 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단순한 추측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201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만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언급한 이후 꾸준하게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대회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과연 물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과 북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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