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시민 기본 가르쳐야 할 공교육 무너져
- 학종? 망한 미국식 교육 쫓아가는 꼴
- 교사의 헌신을 박탈하는 교육현장
- 위안부 합의, 파기 밀어붙였어야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도올 김용옥
◆ 도올 김용옥> 반갑습니다.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도올 김용옥>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새해 소망부터 좀 여쭤야겠네요, 그러고 보니까.
◆ 도올 김용옥> 올해는 그래도 우리나라가 최초로 세계사의 주역이 된 것 같은 느낌. 뭐냐 하면 세계사의 흐름을 우리 민족이 주도해가고 있다라는 자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가 주도를 해 나간다고요?
◆ 도올 김용옥> 여태까지 우리는 모든 것이 남북 분열이라고 하는 이 비극적인 사태로 인해서 항상 우리는 남한테 이끌려가는 식으로만 살아왔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남북 회담 열리는 상황 보면 그렇게 느껴지세요?
◆ 도올 김용옥> 그렇게 느껴지고 있죠. 트럼프도 남북 국민들이 스스로 이렇게 갈망한다면 견제만 해서는 안 되겠다. 아마 이런 정치적 감각은 최소한 있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하기는 북미대화도 원한다, 이런 얘기까지도 문재인 대통령하고 통화하면서 했더라고요, 엊그제.
◆ 도올 김용옥> 그렇죠. 그리고 북한을 어떻게 해서든지 정의로운 세계시민으로서 공적인 장으로 끌어내는 데 전 인류가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 노력의 결국 핵심은 우리 민족 스스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고, 이 동력은 지난해에 우리가 가슴에 품었던 촛불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적에 올해야말로 우리 전 국민이 이 촛불의 힘을 다시 한 번 이어갈 결정적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촛불의 힘을 우리가 봤잖아요. 그 에너지를 이번에는 북한과의 관계, 남북 관계를 평화롭게 하는 것. 한반도에 평화가 오게끔 하는 이 쪽으로 쏟자, 이 말씀이세요.
◆ 도올 김용옥> 네, 그렇게 함으로써 전쟁 패러다임을 평화의 패러다임으로 바꿀 수 있는 세계사적인 장의 전환의 특별한 계기가 바로 남북 문제고 평창올림픽이고 이렇다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는 거죠, 제가.
◇ 김현정> 새해 소망만 해도 이게 이야기가 워낙 커가지고요. 일단 여기까지 말씀을 듣고, 일단. 교육에 대한 책을 가지고 나오셨어요. 도올 선생님의 교육 철학은 뭘까. 교육관은 뭘까. 제가 인터뷰 여러 번 했는데 정말 그러고 보니까 교육 얘기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더라고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교육 철학은 뭡니까?
◆ 도올 김용옥> 우리가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입국이라고 제가 얘기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세우느냐. 공교육에 대한 공적인 논리를 말하는 겁니다.
◇ 김현정> 좀 큰 차원의 교육이군요.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흔히들 이걸 착각해서 공교육의 대전제 같은 것은 접어놓고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발현시켜줘야 된다든가 그들의 체험을 충실하게 해줘야 한다든가 지금 그게 아니라 민주주의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시민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 그런데 이 민주사회의 시민의 원리가 창의력, 자유. 지금 그게 아니라 성숙한 인간들의 협동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김현정> 성숙한 인간들의 협동, 협동. 그런데 지금 우리 교육이 자유분방함, 개성 이런 걸 강조하는 쪽으로 가면서 그 협동이라는 부분, 성숙한 시민, 민주사회로 가는 그 방향이 아닌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세요?
◆ 도올 김용옥> 그렇죠. 그것을 그냥 풀어만 주면 그게 진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교육 자체를 다 포기하고 있어요, 지금. 교육을 포기하면서. 왜냐하면 제도가 잘못됐다고 제도만 고치려고 그래요. 그러면서 고교 교육에 있어서 그것도 대학처럼 선택과목으로 가겠다.
◇ 김현정> 고교학점제라는 거.
◆ 도올 김용옥>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얘기냐는 말이죠. 지금.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아이들을 너무 지금까지 주입식으로 한 줄로 똑같이 세워가지고 우리가 교육시키지 않았느냐. 아이들의 개성 존중해 주고 고교 학점제라고 해서 대학처럼 골라서 이 강의, 저 강의 들을 수 있게 하자. 이런 제도거든요, 미국에서도 많이 하는?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가 중고등학교라고 하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문법을 가르치는 시기예요.
◇ 김현정>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 문법을 가르쳐야 되는 시기인데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학원가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자고 이런 식으로 공교육, 교실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교실이 무너지다 보니까 가르쳐야 될 걸 못 가르치고 있다, 지금?
◆ 도올 김용옥> 지금 교실이라는 건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학우들과의 공적인 장이에요. 공적인 장에서 자기가 있는 시간 동안은 그들과 협동하고 선생님과 협동해가면서 교육을 받아야 되는 피교육자의 자세가 있어야 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그런 애들은 올 필요가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저는 좀 놀란 것이 도올 선생님은 사실은 굉장히 프리한 교육을 외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중고등학교의 교육은 지금보다 엄격해져야 된다, 교실이 어떤 원칙하에 다시 바로서야 된다...
◆ 도올 김용옥> 너무 당연한 것이죠.
◇ 김현정> 지금 체벌 절대 못 하게 되어 있거든요, 선생님들이. 이것도 좀 필요하다고 보세요?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권위주의는 나쁜 거지만 권위는 보장될수록 좋은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체벌을 해서 권위가 바로 생기는 건 아닐 텐데요?
◆ 도올 김용옥> 체벌이라는 문제도 교사의 교육 방식에 상당히 합리적인 대안으로서 일부 가능하다는 것을 내가 얘기하는 것이고 애를 때린다든가 이런건 말이 안 되죠.
◇ 김현정> 폭력을 쓰라는 얘기가 아니다.
◆ 도올 김용옥> 그런 얘기가 아니라 옛날에 회초리 같은. 우리의 교육은 어디까지나 인문주의 교육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조선조로부터 내려온 서당 교육이라든가 이런 것에 우리가 훨씬 지금 내가 보기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선시대 서당 교육에도 못 미치는 교육을 지금 하고 있다. 선생님 말씀 조금만 제가 정리를 해 보자면 자유, 개성 이런 것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면서 스승의 권위가 무너지고 훈육의 원칙 같은 것, 규율이 무너진 교실. 그러면서 공교육 지금 전체가 무너져버린. 그곳에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갖춰야 될 것들을 배워야 하는데 제대로 못 배운 채 지금 내보내고 있는 것 아니냐. 그렇게 분석하고 계시는군요. 그러면 선생님, 그동안에 주입식 교육이라든지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다 해가지고 대학 입시 방식이 많이 변했어요. 학생부 종합전형이라고 해서 이 학생의 경험, 잠재력 이런 걸 보겠다는 겁니다. 취지가 굉장히 좋아요. 그래서 자기소개서도 써오라고 그러고 이 학생이 동아리는 뭘 했는지도 보고 봉사활동 뭘 했는지 무슨 대회는 나가봤는지 이런 걸 다 보고 뽑는다는 겁니다. 미국식 방법이죠. 이게 지금 찬반논란이 거셉니다. 이 방식은 어떻게 보세요?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학생의 학교에서의 성취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교사들이 아주 성실하게 그런 레포트를 써줄 수 있고 본인들도 그러한 자기소개서를 쓰고 이러한 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겁니다.
◇ 김현정> 취지가 좋다.
◆ 도올 김용옥> 그건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일부 선생님의 가르치는 방식의 기본이 뭐냐 하면 렉쳐예요, 렉쳐.
◇ 김현정> 강의.
◆ 도올 김용옥> 강의죠. 강의하는 거예요. 그런데 강의 중심이면 꼴보수고. 세미나식으로 하고 체험학습으로 하고 현장학습으로 간다. 그러면서 빙빙 놀고 다니고.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해서 민주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원리. 내가 주장하는 ‘인의예지’라고 하는 이 기본적인 원리를 강의를 해 줘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가르칠 것을 가르쳐야 하는데.
◆ 도올 김용옥> 가르칠 것을 가르쳐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지금 말씀드린 그런 것만을 다 해서 평가한다는 건 불가능한 거예요.
◇ 김현정> 우리 현실에는 이게 사실 맞지 않는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보조적인 자료를 가지고.
◇ 김현정> 보조자료를 가지고.
◆ 도올 김용옥> 보조자료를 가지고 왜 주객의 문제, 근본의 문제를 흔들고 앉아 있냐.
◇ 김현정> 보조자료. 동아리 활동이니 스펙이니 경험이니 이런 걸 가지고 대학 입시를 결정짓는 이 방식. 지금 주객이 바뀐 상태다.
◆ 도올 김용옥> 그러니까 우리가 선택과목을 한다는 것도 그게 말이 안 되는 게 그러면 주제가 세분화되고 그렇게 되면서 학생들의 지식의 폭이 점점 협소해집니다.
◇ 김현정> 오히려 고교학점제 같은 걸 하면.
◆ 도올 김용옥> 그러면서 또 교사들의 전공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혼란이 오고.
◇ 김현정> 처음에는 그럴지 모르지만 선생님,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성공한 거 아니에요?
◆ 도올 김용옥> 성공하지 않았어요. 절대 성공 안 했어요. 미국 공교육이 지금 최하예요.
◆ 도올 김용옥> 다 실패했어요. 미국 교육이라는 게. 전부 퍼블릭 스쿨 가면 마약하고 술 먹고 공립학교 가면. 다 무너졌어요. 비싼 돈 주고 프라이빗 스쿨 보내는 거예요.
◇ 김현정> 사립학교를 그래서 가는 거다. 공교육이 무너져가는 미국인데 그 미국의 모델을 보고 우리가 오히려 그걸 지금 따라가고 있고, 현실과 괴리된 채 찬반논란이 일고 지금 이 상황이 어지러워지고 있다는 얘기네요, 오히려?
◆ 도올 김용옥> 한심한 거죠. 미국의 소위 말해서 자유주의 교육이라는 건 이미 파산이 선고된 겁니다. 우리는 인문주의의 이 찬란한 몇천 년의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도 도덕이 살아 있고 우리 젊은이들은 아직도 어른에 대한 존경이 있고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어찌 그렇게 천박한 교육의 현실을 따라가려고 하느냐...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제 왜 그렇게 됐냐 하면 창의력이 중요한데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교육을 3-40명한테 하는 획일화된 교육을 하다 보니까 창의력이 도저히 살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는 현대사회에서 도태된다 해 가지고 그 얘기가 나온 거거든요?
◆ 도올 김용옥> 지금 가장 큰 문제가 기본을 안 가르치고 창의력을 가르치겠다? 이게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예를 들면 고교 교육을 짜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드는 교육 가지고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애들은 선생이나 장관보다 훨씬 더 자기 인생을 자기 스스로 창의적으로 해 나갈 능력이 있어요.
◇ 김현정> 아이들을 무시하지 말란 말씀이세요?
◆ 도올 김용옥> 그들에게 맡겨두세요. 기본만 가르쳐주고 여유를 주라고요. 여유를.
◇ 김현정>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은 ‘창의력 키우지 말아라, 획일화해라’ 이 말씀이 아니라 기본은 가르치는 게 필요한데 지금 그걸 건너뛴 채 창의력, 개성, 자유, 이것만 외치고 있다?
◆ 도올 김용옥> 네. 그런 것이 결국은 우리나라를 망치고 국력을 지금 훼손시키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문법만 가르쳐놓으면 그걸 가지고 자기들이 활용하면서 자기들이 창의력 있게 사는 거예요.
◇ 김현정> 시간이 그러면 좀 더디 걸리기는 하겠네요?
◆ 도올 김용옥> 그게 훨씬 더 빠르죠, 그게.
◇ 김현정> 그게 더 빨라요, 오히려?
◆ 도올 김용옥> 지금 여러 가지 문제가 교사들의 헌신의 모든 조건을 박탈해 버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교사들보고 너희들은 그냥 문제만 일으키지 말고 애들 자든 뭐 하든 해라, 그리고서 체험학습 나가서 문제만 일으키지 마라, 교장하고 교사들하고 앉아서 맨날 얘기하는 게 뭐냐 하면 ‘문제만 일으키지 말자.’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자기들의 인생을 헌신해서 교육자로서 살 생각이 없도록 만들어놓고 있는 이 교육 체제예요, 지금.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우리 공교육 현장이 무너진 현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미국식 대입제도가 가지고 온 이 혼란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주셨어요. 도올 선생님과 함께 오늘은 교육에 대한 얘기 나눴습니다. 아마 들으시면서 ‘아~ 이 부분 참 신선하다.’ 혹은 ‘난 좀 이건 다른 생각 갖고 있는데?’ 다양한 의견들이 들어올 수 있는데요. 여러분 의견 보내주시고요.
도올 선생님, 나오신 김에 오늘 주제는 아닙니다마는 교육은 아닙니다마는 한일 위안부 합의 말입니다. 워낙 외교적인 부분들 다 통찰하시는 분이니까 제가 이 질문 한번 드리겠습니다. 2015년에 맺었던 것이 이게 하자가 많다는 게 드러났고요. 그런데 국가 간의 합의다 보니까 이걸 파기하기도 어렵고 재협상 요구하기도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청와대가 결국 재협상은 아니지만 파기도 아니지만 우리가 돈 가지고 있고 보상금 받은 거 가지고 있고 다만 이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겠다, 이렇게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버럭 지금 화를 내고 있는, 아베가 평창올림픽도 안 오겠다라고 하고 있는 이 상황. 이거 어떻게 보세요? 어떻게 풀어야 됩니까?
◆ 도올 김용옥> 국가적인 시책상 그러한 태도를 취한 것은 이해는 가지만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주장하시는 바대로 문제는 해결됐어야만 합니다.
◆ 도올 김용옥> 파기하고 그걸 돌려보내고 이런 것이,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것일지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명분이 더 서요. 일본의 어떤 악랄한 국가범죄기 때문에 이러한 범죄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동의하고 있는 문제고 이러한 것을 가지고 우리가 좀 과격한 태도를 취한다 해도 결코 그것이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거나 일본에도 양심인들이 있는데 그 양심인들에 호소해 가면서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최소한 잘못되었던 것이니까 이것은 파기되어야만 한다는 도덕적인 당위성이 있다.
◇ 김현정> 그렇게 밀고 나갔어야 된다? 그렇게 됐을 경우에는 ‘외교적으로 상당히 꼬일 거다. 어쨌든 이건 국가 간의 합의기 때문에 잘못됐든 뭐했든간에 전 정부가 우리나라 대표가 저질러놓은 일이기 때문에 이걸 깨면 외교적으로 우리가 큰 낭패를 볼 거다.’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는 못한 거거든요?
◆ 도올 김용옥> 하여튼 그 입장은 제가 이해를 하겠고, 그러나 저한테 묻는다면 저는 밀어붙이겠습니다.
◇ 김현정> 밀어붙였을 거다?
◆ 도올 김용옥> 밀어붙였을 거고 만약 이러한 걸로 인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된다면 그건 사드에서 생긴 문제보다 더 마이너한 문제죠. 그건 어떻게든지 또다시 외교적 전략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거예요.
◇ 김현정> 하긴 또 전 세계가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히 우리 편을 들고 있는 거니까 그런 것들을 기반 삼아서?
◆ 도올 김용옥> 우리 정부가 이 세계 전략을 짤 때 이제는 그냥 아시아의 조그마한 페닌슐라의 어떤 로컬의 정부라 생각하지 말고, 전 세계의 10대 강국 중에 들어 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가지고 ‘일본! 당신은 잘못한 거 반성해야 되지 않아? 우리가 있는 줄 알면서. 새로운 원칙을 세워서 나가자.’ 그것이 우리 한일관계의 항구적인 문제들을 해결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어쨌든 이건 우리한테 명분이 확실한 거니까 그 명분대로 밀고 갔어야 된다? 한 가지만 더 여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국정농단 사태 때, 사실은 그전부터 날카로운 비판을 계속해 오셨어요. 지금 국정농단 재판을 전부 보이콧 하고 있습니다. 국선 변호사들 접견도 안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특활비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가 되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부리나케 변호사도 선임하고 대응을 한다 그럽니다. 지금 이 돌아가는 상황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도올 김용옥> 저는 얼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숙한 인간인가. 어떻게 국민들이 대통령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서 뽑았을까, 이런 데 대한 아주 처절한 반성이 들고 인간적으로는 거의 정신박약자에 가까운 듯한 행태를 보이는 저 사람에 대해서 상당히 가슴 아프고 동정이 일죠.
◇ 김현정> 왜 특히 이 재판 돌아가는 거 보면서 그런 생각까지 드셨어요?
◆ 도올 김용옥> 지금 모든 일련의 흐름을 보면 불쌍하고 연민의 정이 저는 더 든다고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박근혜 불쌍하지 않아,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도망가는 놈들인데 왜 도망가는 놈들을 그렇게 처절하게 자기 목숨을 바치면서 그 항전을 하셨을까.
◇ 김현정> 왜입니까, 왜입니까?
◆ 도올 김용옥>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후대를 위해서. 다시는 이 땅에 너희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매운 맛을 내가 지금 보여주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어차피 도망하지만 도망가는 사람 잡고라도 매운맛을 끝까지 보여주고 뿌리까지 다 뽑아버리자는 심정이셨을 거다, 이순신 장군은?
◆ 도올 김용옥> 이순신 장군은 그거죠. 후대의 역사를 생각하는 거예요. 내 목숨 하나 바쳐서라도 이것을 최후의 한 놈까지 다 박멸할 때까지 내가 그들에게 곤혹을 치러주고. 임진왜란이라고 하는 이 처절한 재앙에 그들이 얼마나 책임 있냐는 걸 갖다가 역사에 기록해 놓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저는 그 말씀 들으니까요. 지금 사실은 적폐청산 작업 우리가 하고 있죠. 촛불 이후, 탄핵 이후에. 그런데 ‘적폐청산 이 정도면 됐다. 이거 국가가 성장하는 데 발목 잡는다. 그만 과거에 집착하고 이제는 미래를 논하자.’ 이런 이야기들도 나옵니다. 피로감 같은 게 나와요.
◆ 도올 김용옥> 그게 참 너무 한심한 얘기들이죠. 아직 우리는 적폐청산을 100이라고 그러면 1%도 못 했어요.
◇ 김현정> 1%도 못 했다 정도로 보세요?
◆ 도올 김용옥> 1%도 못 했어요, 지금. 오늘날 박근혜의 이러한 모든 태도에 대해서도 아주 치열하게 우리 국민들이 전부 이순신 장군과 같은 그러한 마음으로 다시는 이런 대통령이 나와서는 아니 될 것이고 다시는 누구든지 정권을 잡아서 이러한 황당한 짓들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끝까지 처벌해야만 합니다.
◇ 김현정> 정리가 되네요, 선생님. 사실은 '적폐청산 이 정도면 됐지. 이제 미래를 얘기해야 될 거야. 과거는 이제 그만 덮어두자.'라고 하는 분들도 상당히 지금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적폐청산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과거의 우리 경험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 주셨어요. 우리가 과거에서 배워야 할 게 그런 거군요. 알겠습니다. 도올 선생님 오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도올 김용옥> 네.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고맙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었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