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광주시 북구 오치동의 한 골목길.
할머니 2명이 보행기에 의지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폭설에 그동안 집 안에만 있던 할머니들이 잠시 눈이 그친 사이 병원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하지만 빙판길로 인해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차량들이 다니는 대로변은 지자체에 의해 제설작업이 됐지만 이변도로나 골목길은 제설작업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모(78·여) 씨는 "미끄러질까 봐 길이 조금이라도 얼면 밖에 못 나가고 있는데 병원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빙판길을 걸으려고 하니 다리가 덜덜 떨린다"고 말했다.
인근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간호조무사 송 모(43·여) 씨는 혹시나 빙판길에 어른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송 씨는 "나이 드신 분들이 다치지 않도록 그늘이 진 부분을 신경 써서 제설 작업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이 모(54)씨 역시 비슷한 걱정을 갖고 있다.
직장 때문에 부모님을 경로당까지 데려다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빙판길을 보지 못하고 넘어지지 않을까 염려했다.
대로변의 인도에도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아 인도 대신에 차량이 다니는 도로로 걷는 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황 모(76) 씨는 "인도가 제설이 안 된 곳이 많아서 인도가 도로보다 미끄러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제설 작업의 손길이 이면도로나 골목까지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 집이나 상가 앞 눈 쓸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폭설과 한파가 겹친 지난 4일 동안 광주 전남에만 80여 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