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번의 선발전을 거치면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이 기간에 좋았던 점과 좋지 않았던 점이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서 "올림픽에서는 최고 난도 구성으로 클린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겨울 축제에 나서는 소감과 목표에 대해 밝혔다.
사실 차준환은 올림픽 출전을 확정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2차 선발전까지 431.58점으로 459.12점을 기록한 이준형(단국대)에 27.54점 뒤져 평창행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3차 선발전에서 운명을 뒤집었다. 차준환은 7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8.60점을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84.05점을 더한 총점은 252.65점이다.
차준환은 1~3차 선발전까지 총점 684.23점을 기록해 평창행이 유력했던 이준형(682.10점)을 2.13점 차이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평창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차준환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3차 선발전에 나서면서 올림픽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 좋은 흐름을 깨고 클린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평창의 꿈이 물거품이 되고 은반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준형은 아쉬움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차준환을 응원하는 멋진 선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차준환은 "시합이 끝난 늦은 저녁에 (이)준형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당시 너무 피곤한 탓에 일찍 자고 다음날 답장했는데 많은 축하와 격려를 받았다. 나 역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차준환을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미국) 코치는 올림픽 출전을 일궈낸 차준환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차준환은 성적에 매달리기보다는 자신의 연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클린 연기를 펼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목표로 하는 구체적인 점수나 순위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이 다 저보다 뛰어나고 잘하지만 그들을 신경 쓰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차준환은 부상 재활과 동시에 컨디션 조절에 최대한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1차 선발전부터 발목과 고관절 부상이 있었다. 당시에는 심각했지만 지금은 치료를 많이 받았다. 그래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이제 캐나다로 출국해 부상 관리와 3차 선발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