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재생 돕는 로봇 개발…"돼지에 이식해 기능 확인"

국제연구진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

국제 공동연구진이 식도 조직의 재생을 돕는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고, 살아있는 돼지에 이식해 기능을 확인했다.

식도가 중간에 끊겨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인 '식도 폐쇄' 치료에 로봇이 쓰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미국 하버드의대, 영국 셰필드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10일 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천우 박사도 공저자로 참여했다.

식도 폐쇄는 끊겨 있는 식도를 잡아당겨 연결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식도 가운데 끊긴 부분의 길이가 길면, 봉합 수술을 바로 시행할 수 없다.

끊어진 부분에 실을 걸고, 이 실을 몸 밖으로 빼내 수 주에 걸쳐 조금씩 당겨 식도를 자라게 한 뒤에야 수술할 수 있다.


연구진은 몸 밖에서 실을 잡아당기지 않고, 식도 조직의 재생을 촉진할 방법을 고안했다.

식도 양 끝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는 작은 로봇을 몸속에 넣어주는 것이다.

이어 식도를 감싸는 고리 2개와 이 고리를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모터로 구성된 원통형의 로봇을 제작했다. 몸속에서 작동할 수 있게 로봇 표면은 방수 피복으로 감쌌다.

이 로봇의 길이는 약 10cm, 지름은 3cm 정도며 무게는 99.4g다.

연구진은 제작한 로봇을 돼지 식도에 이식했다. 외부에서 무선으로 조종하자, 로봇은 돼지 식도를 늘리기를 반복했다.

식도 조직에 물리적인 자극이 가해지며, 돼지 식도를 구성하는 세포가 증식했다.

로봇을 이식한 지 9일이 지나자 돼지 식도의 길이는 이전의 1.7배 정도로 길어졌다.

김천우 박사는 "흔히 의료용 로봇 장치는 수술을 보조하거나 체외 착용형 보철로 활용돼왔는데, 이번에 몸속에 이식돼 식도 성장 등 인체 기능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음을 보였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