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는 이번 주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이한다.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원주 DB를 상위권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스타전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마친 DB는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서있다. DB 돌풍은 전반기 최대 이슈였고 또 흥행을 이끌어 가는 힘이었다.
DB는 10일 오후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73-69로 이겼다. 시즌 전적 24승9패를 기록해 단독 1위를 굳게 지켰다.
경기가 끝나고 이상범 DB 감독에게 전반기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상범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우리 선수 전원"이라고 답했다.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과 윤호영, 두경민, 버튼, 벤슨 등 간판 선수들이 있지만 김태홍과 서민수를 비롯한 그 뒤에 있는 선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우리 팀을 지탱해주는 힘이 바로 그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날 빅맨 유성호를 주전으로 출전시켰다. 그가 경기 초반 3점슛을 성공시키자 누구보다 기뻐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이상범 감독은 "최근 한정원이 경기에 나오면서 유성호가 몇경기 뛰지 못했다. 오늘 출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약속을 지켰다. 출전시간은 총 10분. 하지만 출전과 교체를 반복하지 않았다. 1쿼터 풀타임을 맡겼다.
"실수한다고 선수를 빼면 그 선수는 다음에 위축된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이 이상범 감독의 지론. 그래서 충분히 자기 플레이를 펼치고 시도할 때까지 코트에 남겨 기다려준다. 한 시즌 내내 그렇게 선수단을 운영해왔다.
이상범 감독은 "꼴찌를 면하자는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오히려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KBL의 간판 김주성을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주성은 이날 4쿼터 동점 3점슛과 역전 앨리웁 득점을 해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상범 감독은 "고참이 없으면 리빌딩도 안된다"며 "역시 베테랑으로서 오늘도 어려울 때 경기를 잘 풀어줬다. 김주성을 데리고 있다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