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은 10일 오후,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두 번째 개인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번 개인전은 10여 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그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과 소품 등을 전시하는 형식이다.
전시회에서 상영되는 단편영화 '미스터리 핑크'는 구혜선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배우 서현진 양동근 박정숙 윤다경 현승민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대물림 되는 아픔을 공유하는 한편,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한 남성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여성주의' 메시지를 읽는 관객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구혜선은 "단편영화의 강점은 보는 분들이 자기 이야기를 꺼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관점으로도, 사회적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성이다. 저는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나온 여성이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도 남성이다.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은 계속될 것이다."
이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극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이 단편영화에 대해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자기에 대한 호기심, 자신이 보는 무엇은 곧 자기 모습이 아닐까라고 통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단순히 사랑으로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관점에서 작품을 보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작품을 선보이는 데 있어서 전시회라는 형식을 택한 것을 두고는 "영화제에 영화 출품도 여러 번 했고, 다른 방향도 생각했다"며 말을 이었다.
"지난해 첫 전시회를 할 때 보는 분들의 마음이 더 편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료 전시는 관객들이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는 생각을 했다. 편안하게 무료 전시를 보시면서 '영화는 평가의 대상'이라는 것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회복했다. 항상 누구나 아플 수 있다"며 "꾸준히 관리하면서 건강해지자고 다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많이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속사를 옮긴 것을 두고 "저라는, 구혜선이라는, 나는 나이고 내 길을 가는 것이고, 내 인생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내 인생은 누가 책임져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근래에 많이 했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구혜선은 끝으로 "(관객들이 예술의전당에) 다른 작품 보러 오셨다가 편안한 마음으로 겸사겸사 제 전시도 관람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