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현지 매체에서도 구단과 강정호의 결별설이 나올 정도라면 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당초 피츠버그 구단은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강정호를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로 보낼 만큼 복귀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비자 발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점차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만약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작별한다면 친정팀 넥센 복귀가 유력하다. 일본 프로야구(NPB) 진출도 가능하지만 음주 전력이 있는 강정호가 팀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서 사실상 퇴출된 선수를 받아들이기에는 여론이 좋지 않다. 일본 매체들도 강정호의 NPB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냈다.
결국 야구를 계속하려면 강정호는 KBO 리그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 미네소타와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돌아온 박병호처럼 친정팀 넥센으로 복귀해야 한다. 강정호는 야구 규약에 따라 복귀 후 4년 후에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강정호가 돌아온다면 넥센의 고민도 깊어진다. 일단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강정호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내야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이미 탄탄한 선수들이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자리인 유격수는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김하성이 버티고 있다. 김하성은 강정호가 떠난 2015년 타율 2할9푼 19홈런 73타점 22도루를 기록하더니 2016년에는 20홈런-20도루(28개) 84타점으로 호타준족을 과시했다. 지난해는 팀의 4번 타자로 타율 3할2리에 23홈런 114타점을 올렸다.
전성기의 강정호에 아직은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23살로 가능성이 무궁한 김하성이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가 확실시돼 금메달을 딴다면 병역 혜택으로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
반면 강정호는 제 기량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오랜 실전 공백 때문이다. 강정호는 윈터리그에서 24경기 타율 1할4푼3리(84타수 12안타) 1홈런에 머물렀다. 넥센에서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을 올렸던 2014년 성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정호가 복귀한다고 해도 올 시즌 후반기에나 가능하다. 만약 넥센이 가을야구 경쟁 중이라면 기용하기도 어렵다. 주전들의 휴식을 위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으나 붙박이는 쉽지 않다.
FA 채태인의 계약 여부가 남아 있으나 지명타자 출전이 그나마 가능한 시나리오다. 만약 채태인이 남는다면 출전 기회는 더 줄어들 수 있다. 2019시즌이라면 FA 김민성의 이적 가능성이 있어 그래도 숨통은 트일 수는 있지만 당장 올해는 이렇게 곤란한 상황이다.
넥센은 강정호의 복귀와 관련해 "아직 피츠버그 선수"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강정호의 선수 인생. 친정팀에 돌아오는 일도 결코 순탄한 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