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9일 CES 2018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및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심각한 멜트다운 및 스펙터 CPU 결함이 확인되면서 이같은 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CEO는 지난주 구글 프로젝트 제로와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과대학(GUT) 보안 연구원들이 밝힌 수정하기 어려운 CPU 결함을 해결할 것이라는 말로 CES 기조연설의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인텔과 AMD, ARM 등 칩 제조업체들이 만든 프로세서에 영향을 미치는 결함을 악용하려는 해킹 시도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다음주까지 지난 5년 간 생산된 프로세서의 90%를, 나머지 10%는 이달 말까지 우려되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5년 이후 생산된 대부분의 인텔 프로세서가 이같은 심각한 보안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ES 2018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정형 로봇의 대거 등장이다. 주요 기업들은 인간의 삶을 개선해줄 다양한 인공지능 로봇을 출시했지만 일부 로봇들이 인간의 말을 무시하는(?) 해프닝이 잇달아 벌어졌다.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열린 LG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에 공개한 로봇 '클로이(CLOi)'의 무반응이 시초였다.
데이비드 반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스마트 홈을 관리 할 때 단순함의 극치"라며 클로이를 소개한 뒤 질문을 던졌다.
"클로이, 오늘 내 스케줄 좀 알려주겠니?"
"클로이, 나와 말할 준비가 된거니?"
"내가 치킨으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클로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반더월은 "로봇도 기분이 별로일 때가 있다. 클로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애써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결국 1000여명의 각국 취재진이 몰린 행사시간 45분 동안 클로이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다.
LG전자 측은 WiFi 기반 특성상 로봇 클로이가 행사장의 통신 과부하로 연동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소니의 인공지능 로봇 '아이보(Aibo)'도 수난을 피할 수 없었다.
1999년 처음 출시된 아이보는 2006년 단종된 이후 지난해 10월 부활된 강아지 로봇이다.
소니 카즈오 히라이 최고경영자(CEO)는 8일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면서 소니의 영상, 음향, 센서, 메카트로닉스 분야 기술력과 AI, 로보틱스,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기술을 융합한 애완로봇 아이보를 공개했다. 주인의 대화에 반응하며 꼬리를 흔들거나 애교를 부리는 감정형 로봇이다.
히라이 CEO는 "아이보는 앞으로 구입이 가능한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연을 통해 아이보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몇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이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아이보가 내 말을 무시했다"며 웃어넘겼지만 LG의 클로이 못지 않게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 각인됐다.
소니 관계자는 "아이보가 평소 자주 놀아주던 사람에게 더 잘 반응한다"고 말했지만 아이보 데이터에 히라이 CEO 목소리가 저장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공지능 로봇 반려견 아이보의 가격은 19만8000엔(약 188만원)으로 11일 일본에서만 판매된다.
HTC가 8일 VR 헤드셋 '바이브'를 잇는 차세대 '바이브 프로(Vive Pro)'를 공개했다.
해상도는 2880X1600 픽셀로 전작 해상도보다 무려 78% 향상됐다. 탈부착이 가능한 헤드폰을 탑재했고 착용시 균형을 향상시킨 새로운 스트랩, 무게는 더 가벼워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양이나 출시일은 밝히지 않았다.
HTC는 바이브 프로가 헤드셋 전용 SKU로 제공되며 기존 바이브의 트래킹 박스 등 악세서리와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콘트롤러 업그레이드 제품이 출시 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TPCast처럼 바이브 무선 어댑터를 출시한다는 것. 바이브 무선 어댑터는 컴퓨터에 연결된 바이브에 비디오 신호를 무선으로 송출한다. HTC 버전은 TPCast가 60GHz 표준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인텔의 WiGig 무선 전송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올 여름 내놓을 예정이다.
기본 데이터 연결은 USB Type-A에서 USB Type-C로 변경되며 안면 쿠션에는 새로운 꽃잎 모양의 코 플랩이 포함된다.
독일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는 8일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테스트 중인 '커뮤니티 기반 주차 시스템(Community-based Parking)'을 선보였다.
커뮤니티 기반 주차 시스템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심을 주행하는 차량들이 도시 전역을 누비는 동안 실시간으로 주차공간을 자동으로 파악해 디지털 주차 시스템에 공간 넓이와 지도 데이터를 전송하면 매핑된 정보가 주차를 필요로하는 운전자 차량에 전송되고 가장 최적의 주차 공간으로 안내해주는 시스템이다.
사용자에 따라 일반 주차장, 장애진 주차장, 전기차 충전 주차장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보쉬는 자동차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어떤 제조사인지는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말까지 LA와 마이애미, 보스턴 등 20여개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보쉬는 이 외에도 환경오염, 알레르기, 홍수를 모니터링 하는 인터넷 연결 센서를 포함한 다양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IT 가전쇼였던 CES에 최근 몇년 사이 자동차 업계의 부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는 '거대한 모바일 장치'로도 불리며 그 위상을 재편하고 있다.
도요타, 기아, 현대 및 포드와 같은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CES에서 가장 진화된 모습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오히려 세계 최대 모터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더이상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CES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커넥티드 카, 모바일 연동 시스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기술 탑재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산업의 변화가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의 경연장이 되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 외에도 중국 바이톤(Byton)은 미래지향적인 SUV 전기차를 공개했고, 엔비디아는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자율주행 택시 개발 파트너로 선정했다. 앱티브와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는 100% 자율주행 헤일링(차량 호출 공유) 서비스를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선보였다.
도요타는 음식이나 의류를 구매하려는 잠재적인 소비자들이 있는 곳이나 벼룩시장 위치로 차를 이용해 배달해주는 자율주행 미니 버스 'e-팔레트(e-Pallet)'를 공개했다.
아직 콘셉트에 불과한 e-팔레트는 물건 판매와 피자 배달, 차량공유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미국 아마존과 피자헛, 차량공유업체 우버, 디디추싱, 일본 마쓰다 등 5개사와 제휴를 마쳤다.
8일 도요타가 공개한 e-팔레트는 도요타가 개념을 제시한 미래형 스마트 모빌리티 상점으로 내부가 사무공간이나 판매공간으로 이루어진 이동형 점포가 될 수 있고 출퇴근용 공융차량 등 다양한 쓰임새가 제시됐다.
8일 장난감 제조사 브이테크(VTech)는 2015년 해킹으로 640만 명의 고객 정보와 아이들의 사진, 채팅 내용 등이 유출된 사건으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65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양한 장난감을 조종할 수 있는 VTech 전용 소프트웨어에 허점이 발생하면서 해커들의 공격에 쉽게 뚫려 피해가 커졌다. 마텔의 말하는 바비인형에서 해커들이 발견한 보안 허점이 단초가 됐다.
다른 스마트 제품에 비해 장난감의 경우 보안 허점이 많아 사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FBI는 지난해 인터넷에 연결되는 장난감이 해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VTech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CES에서 연결성이 강화된 스마트 장난감을 대거 출시 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례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을 강화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거래위원회는 VTech에게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물어 벌금 부과와 함께 온라인으로 아동 정보를 수집 할 경우 부모에게 통보한 뒤 동의를 구해야하며 회사는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조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