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병호 "마이너 힘들었다…다시 마음껏 야구하고파"

넥센 히어로즈로 복귀하는 박병호(사진 왼쪽)가 9일 오후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주장 서건창에게 꽃다발을 전달받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야구장에서 다시 즐겁게 마음껏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홈런왕' 박병호가 돌아온다.


박병호는 9일 오후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주장 서건창 등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등번호 52번이 적힌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박병호는 "2년 전에 큰 목표를 갖고 미국으로 떠났다. 첫해에 부상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시간을 보내 힘들었다. 그래도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도록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힘들 때 이장석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다시 넥센에서 뛰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복귀를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계약을 맺었다. 2016시즌 초반 KBO 리그 홈런왕의 파워를 과시하며 현지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강속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에 빠졌다.

박병호는 2016시즌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자존심 회복을 노린 2017시즌에는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한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미국 무대를 떠나는 아쉬움은 진하게 남아있다. 박병호는 "한국에서 만나보지 못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과 같이 대결한 경험은 정말 소중했다"며 "작년 시범경기 때 좋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반에 당한 부상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쉽게 잊고 편하게 했어야 했는데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기회가 올만한 시기가 있었는데 다른 선수가 선택을 받으면서 아쉬움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해 11월 박병호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잔여 계약을 해지하고 국내 유턴을 결정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끝냈지만 계약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도전하려고 했다. 창피하지만 마이너리그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장석 대표의 전화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야구장에서 다시 즐겁게 마음껏 야구를 하고 싶어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KBO 리그 시절 넥센의 간판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9시즌동안 통산 8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210홈런, 535득점, 604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에서 데뷔했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누렸다.

박병호는 본격적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동안 타율 0.314, 173홈런, 492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장타율은 무려 0.643으로 높다. 4년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간 4년 연속 홈런왕, 정규리그 MVP 2회, 골든글러브 수상 3회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박병호는 "오늘 들어오면서 구단 관계자들과 서건창 선수를 보고 기뻤다. 유니폼을 받을 때도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넥센이 세대교체가 많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잘한다. 내가 합류해 작년보다 더 나은 공격력이 나오면 좋겠다. 내 역할은 정해져 있다. 많은 타점으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넥센이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던 시절에 뛰었던 박병호는 올해 처음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고척돔 무대에 서게 된다. 지난 2년간 SK 와이번스의 거포 최정이 차지했던 홈런왕 경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프리미어12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연습경기를 했을 때 고척돔을 처음 밟았다. 어떤 느낌일지 나도 궁금하다"고 기대를 드러낸 박병호는 "최정 선수가 외국인선수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많은 홈런을 쳤고 노력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나도 합류해 많은 홈런을 때려 팬 분들이 즐거워하면 좋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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