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D-1, '미국'이라는 변수

일단은 전폭지지 의사 밝히지만…북핵 문제 해법이 미국 변수 풀어나가는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100% 지지 입장을 밝혔다. (사진=C-Span 영상 캡쳐)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 고위급 회담에 미국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담은 남북간에 진행되지만, 앞으로 남북 회담의 진전 여부는 미국이라는 변수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100% 지지한다"고 밝혀, 미국은 남북 회담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회담은 큰 시작"이라며 "회담이 올림픽을 넘어서 진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해, 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 표명으로 북한의 남북 대화 제의에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말끔히 해소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미국도 관여할 것이며 김정은 위원장과 통화도 할 수 있다고 밝혀, 남북 회담이 북미 대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밝혀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을 제거하고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미국 대북 정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7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낭비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입장이 바뀐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입장 선회는 없다(There is no turnaround)"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기본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우리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대화가 실제로 이뤄지려면 그 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해야 하고, 핵무기 금지(포기)를 놓고 대화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을 설명했다. 헤일리 대사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이 상당한 시간 동안 무기 시험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단 헤일리 대사는 "적어도 남북이 대화에 북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미국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남북 고위급 회담 자체에는 긍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벌써부터 남북 회담에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국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남북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입장에 어떤 변화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북한 핵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지 못하고, 급기야 북한이 올림픽 참가 이후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추가 시험발사 등에 나설 경우, 미국의 입장은 다시 강경 태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 올림픽을 넘어 남북 회담의 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남북 회담을 이끌어가야, 미국 변수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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