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혼인신고법령 개정 때 제기한 우려 현실로"
터키정부가 여자는 9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는 이슬람 율법해석을 웹사이트에 올려 큰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를 내렸다.
시민사회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슬람교 사무를 관할하는 터키정부기관 디야네트(종교청)는 이슬람법에 따른 결혼 최저연령을 남자 12세, 여자 9세로 각각 해석한 글을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최근 언론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아동권리 보호단체 등 시민사회와 야당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터키 민법상 결혼 가능 연령은 18세이며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16세 이상 남녀는 결혼할 수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지역과 농촌에서는 불법 조혼이 여전히 흔하다.
특히 지난해 11월 터키 여당 주도로 관공서뿐마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이슬람 성직자 '무프티'도 혼인증서를 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 조혼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었다.
이슬람 성직자가 실정법이 아니라 이슬람법에 따라 조혼을 눈감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이다.
법 개정 두 달만에 종교청 웹사이트에 '9세 이상 여자는 결혼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가예 우슬루에르 의원은 "성직자에게 혼인증서를 줄 수 있게 한다면 조혼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렇게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계는 "종교청은 아이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다른 야당 의원은 의회가 조혼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현지시간) 종교청은 문제의 글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종교청은 "문제의 글은 이슬람법을 해설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조혼을 인정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