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달 21일 준공된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소양강변에 마릴린먼로 동상을 세웠다. 4.12㎞ 길이의 강 주변에 산책길, 광장 등을 만드는 이 사업에는 약 61억 원이 들었고, 그 중 마릴린 먼로 동상에만 5천 5백만 원이 들어갔다.
동상으로 남겨진 마릴린 먼로의 모습은 헐리웃 영화 <7년 만의 외출>(1955) 속 한 장면을 그대로 따왔다. 금발 머리에 펄럭이는 흰 원피스.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치마 자락을 붙잡고 있는, 아마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강렬히 남아있을 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양강과 마릴린 먼로. 다소 '생뚱맞은' 이 조합이 성사된 이유는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954년 마릴린먼로가 인제 미군부대로 위문공연을 온 적이 있다. 이 사실에 착안, 인제군 쪽에서 요청해 동상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마릴린먼로가 인제를 방문했던 것을 적극 홍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겨울철 인제 빙어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가까운곳에 마땅히 볼거리가 없어 관광객 유치의 목적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외국 배우가 한 번 방문했다는 이유로 나랏돈을 들여 동상까지 세우는 건 과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누리꾼 anne****는 "마릴린먼로가 방문한 게 이렇게 동상으로 스토리텔링 할 일인가"라며 "외국배우 한 명 방문한 게 이렇게 황송한 일이었나. 자존심까지 상한다"고 비판했다.
Sung**** "나라 돈 쓸 일이 이리도 없을까. 참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인제에 내세울 게 그리도 없나"고 꼬집었다.
Alex****는 "소양강에 먼로라니 생뚱맞긴 하네요"라고 적었고, 김** "는 내가 목이 터져라 불렀던 소양강처녀가 마릴린먼로였다니.."라고 말했다.
imky**** "소양강과 마릴린먼로? 너무 생뚱맞고 이미지 부합이 전혀 안 된다. 부정적 소문만 나서 관광객 유치 효과도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해당 동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측은 "알고는 있지만 인제군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세운 동상인 만큼 저희 측에서 단독으로 표명할 입장은 없다. 입장 표명을 하더라도 추후 인제군 측과 합의를 거친 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