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경기는 1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신한은행의 시즌 4차전이다. 4쿼터 종료 직전 석연찮은 파울 판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2일 "신한은행이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나온 판정에 대해 WKBL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KBL은 3일 오전 11시 심판설명회를 열고 이에 따라 오후 2시 재정위원회를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의 장면은 4쿼터 종료 12.9초 전 나왔다. 57-56으로 앞선 신한은행 카일라 쏜튼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파울로 끊은 상대 김정은을 뿌리치려다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한 장면이다. 김정은은 수비 파울, 쏜튼은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억울한 부분은 쏜튼의 U파울이다. 뒤지던 우리은행이 파울 작전을 했는데 쏜튼까지 파울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결국 쏜튼은 5반칙으로 물러나 르샨다 그레이가 김정은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쐈지만 1개만 성공했다. 반면 김정은은 U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동점을 만들어 승부는 연장으로 갔고, 우리은행이 이겼다.
여기에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는 주장이다. WKBL은 4쿼터와 연장 종료 2분 전 비디오 판독 권한은 주심에게 있지만 아 장면에서는 부심이 이를 진행했다는 것. 판정과 함께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심판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억울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지고 있던 상황인 만큼 파울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얼굴을 맞았기 때문이다. 만약 U파울이 불리지 않았다면 우리은행이 반대로 거세게 항의할 수 있었다.
이런 논란은 올 시즌 WKBL 판정 기조에서 언제든 터질 수 있던 뇌관이 터졌다는 의견이다. 올 시즌 WKBL은 선수들의 몸싸움에 관대해 거친 충돌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을 넘는 몸싸움이 벌어져 외국 선수끼리 엉커 넘어진 뒤 난투극까지 펼치기도 했다. 슛을 쏜 뒤 착지하던 선수가 상대 발을 밟아 발목 부상을 입는 장면도 적잖게 나온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언젠가 크게 사건이 터지긴 터질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파울 작전을 위해 끊을 것이라면 간단한 동작이면 되지만 올 시즌은 판정 콜이 나오는 기준점에 이르기 위해 강도가 세졌다. 만약 파울이 불리지 않으면 그대로 지기 때문에 확실한 파울을 얻기 위해 동작이 세지는 것이다.
이를 당한 쏜튼의 동작 역시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쏜튼의 팔꿈치가 김정은의 얼굴을 가격하게 된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리그 전반에 높게 자리잡힌 파울 기준이 가져온 논란의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WKBL은 3일 심판설명회와 재정위원회를 연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않으면 논란의 장면은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WKBL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는 판정의 기준을 바로잡지 않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