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앵커는 2일 오후 자신의 SNS에 "불과 하루만에 제가 좋아하는 배우 두 분에게 상처를 입힌 시청자가 사과의 글을 올린다"고 썼다.
김 전 앵커는 정려원 언급에 대해 "성폭행 피해자들을 보듬는 수상소감은 인상적이었다"면서도 "이왕 그렇게 할 거면 군더더기 인사말 빼고 좀 더 완성된 입장을 내놨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잘한 걸 칭찬하는데는 인색한 반면 개인적인 아쉬움을 자제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불명확하게 언급한 점은 제 잘못이다. 정려원씨와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을 찾으라는 글을 쓴 유아인의 대응에 대해서는 "상을 받는 배우들에게 무슨 대단한 연기를 하라는 게 아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소감, 동료 배우들과의 에피소드, 시청자 반응에 대한 느낌, 이런 것들을 진솔하고 인상적으로 소개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 전 앵커는 "불과 이틀 만에 굉장히 많은 공부를 했다. 솔직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좋아했던 배우 두 명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며 "이러면서 조금씩 더 소통에 대해 배워가는 것 아닌가 싶다. 정려원씨와 유아인씨 팬으로서의 관심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성준 전 앵커의 SNS 글 전문.
불과 하루만에 제가 좋아하는 배우 두 분에게 상처를 입힌 시청자가 사과의 글을 올립니다.
저는 어제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2년 전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돋는 수상소감은 없었네. 정려원 한테 기대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아니었다.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서면 연기를 못할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정려원씨가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수상소감을 밝혀서 오히려 돋보였는데 무슨 소리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정려원씨의 팬입니다. 지금도 제 주변 사람들에게서 "당신 정려원 팬인데 왜 그랬어?"라는 메시지가 오고 있습니다. 저는 정려원씨의 자연스러우면서 독특한 연기 스타일로 미뤄 수상소감도 남다를 거라고 기대했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보듬는 수상소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칭찬을 받는 걸 보고 마음 속으로 박수도 보냈습니다. 다만 이왕 그렇게 할거면 군더더기 인사말 빼고 좀 더 완성된 입장을 내놨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연기자라면 감독, 동료배우, 소속사 사장, 스텝, 친지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울먹이는 것보다는 나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겁니다. 정려원씨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훌륭하게 해냈지만 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아쉬움이 지워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잘한 걸 칭찬하는데는 인색한 반면 개인적인 아쉬움을 자제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불명확하게 언급한 점은 제 잘못입니다. 정려원씨와 팬들께 사과드립니다.
제게 쏟아진 비난 중에 '성폭력 문제에 무딘 것 아니냐'는 등의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뉴스와 SNS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폭력에 관대했는지를 여러 차례 비판적으로 지적해왔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해왔습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유아인씨는 제 트윗 글에 대해 "수상 소감은 연극이 아니"며 "시청자와 창작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100% 공감합니다. 제가 가장 바라는 것도 바로 그런 연기대상 시상식입니다. 상을 받는 배우들에게 무슨 대단한 연기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소감, 동료 배우들과의 에피소드, 시청자 반응에 대한 느낌, 이런 것들을 진솔하고 인상적으로 소개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입니다. 이것 역시 "시상식 무대에만 서면 왜 연기를 못할까?"라는 제 트윗의 마지막 구절 때문에 해명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아인씨나 다른 배우들께서 그 마지막 표현에 불쾌하셨다면 역시 사과드립니다.
유아인씨의 2년전 수상 소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게 준비된 연기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눈과 귀에 들어 온 건 톱 클래스 연기자다운 수상소감이었습니다. 연기였으면 훌륭했고 즉흥적인 멘트였다면 놀라운 감수성입니다. 좋아하는 배우의 언행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가 역으로 비난을 받으니 당황스럽습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이틀전 12월31일 제 새해 계획표에는 "적극적으로 SNS 활동을 하면서 소통이란 것에 대해 좀 더 실질적인 공부를 해보자"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굉장히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솔직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좋아했던 배우 두 명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조금씩 더 소통에 대해 배워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려원씨와 유아인씨 팬으로서의 관심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