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휴수당·4대보험…숨겨진 지출 많아
- 정부·본사 대책? 현실과 동떨어져
- 편의점주 구제책은 없어…"다같은 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
얼마 전 편의점 알바생이 비닐봉투 2장을 훔쳤다고 점주로부터 신고를 당해서 경찰에 연행까지 됐던 사건 기억하시죠? 그때 그 아르바이트생과 인터뷰를 하면서 사연을 들었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최저임금 때문에 편의점주와 알바생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게 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그 알바생의 사연 참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그 당시 편의점주 분들이 방송을 듣고 문자를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우리들 얘기 좀 들어달라. 우리도 말 못 할 사정이 많다. 제가 그때 편의점주들의 목소리도 귀기울이겠다 이런 약속도 드렸었죠. 오늘 그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세요.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계상혁 회장, 연결을 해 보죠. 회장님, 안녕하세요.
◆ 계상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편의점을 운영하신 지 13년째. 세 군데나 하셨다면서요?
◆ 계상혁> 지금은 두 군데는 폐쇄됐고 지금 한 곳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두 군데는 왜 문 닫으셨어요?
◆ 계상혁> 인건비 때문에 수익이 나질 않아서요. 폐점했습니다. 해마다 인건비가 오르니까.
◇ 김현정> 지금 점주님들의 최대 불만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최저임금에 또 인상됐다, 감당 어렵다, 이런 쪽인가요?
◆ 계상혁> 그렇죠. 매출이 최저임금 폭만큼 오르면 되는데. 수입은 늘지 않았는데 지출이 더 나가는 셈이니까 불만이죠.
◇ 김현정> 작년에 6470원 시급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이 됐어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인상률인데. 알바생을 선생님은 몇 명이나 고용하고 계세요?
◆ 계상혁> 6명 정도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편의점 하나 운영하는 데 6명이나 필요합니까?
◆ 계상혁> 네.
◇ 김현정> 그럼 6명 기준으로 봤을 때 새해 되면 한 달 인건비가 기존의 인건비에서 얼마나 뛰는 겁니까?
◆ 계상혁> 지금 한 650만 원 정도 나가는데요. 내년 되면 750만 원 정도 내야 되더라고요.
◇ 김현정> 650에서 750이면 이게 15% 정도 오르는 건가요?
◆ 계상혁> 더 오르는 거죠. 최저임금 7530원에서 주휴수당을 합치면 9044원이고요. 9044원에다가 4대보험료를 내주면 올해부터는 그냥 1만 원이에요, 저희가 지급해야 될 돈은. 7530원이 아니라.
◇ 김현정> 알바생이 받는 건 7530원이지만 나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다 덧붙이면 이미 1만 원이다.
◆ 계상혁> 그렇죠. 올해부터 1만 원이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알바생을 6명이나 고용할 만큼 장사가 잘되면 많이 버시는 만큼 알바생 월급도 올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니냐, 이렇게 물을 수 있는데요.
◇ 김현정> 인건비가 감당이 안 돼서.
◆ 계상혁> 그러니까 30분씩 부부가 만나고 헤어지는 거죠. 그런 점주님도 계세요.
◇ 김현정> 그러면 많이 버는 것 아니냐라는 부분에 대한 대답도 좀 듣고 싶은데. 청취자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수입 배분 구조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편의점이 다 같을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 계상혁> 그냥 일반적으로 편의점이 평균적으로 잘된다는 편이 하루 매출이 155만 원. 그 정도로 봤을 때 한 달이면 총 영업이익이 1300만 원 정도 나는 거고요. 1300에서 300만 원이 본사 내는 수수료고요. 20에서 30%를 가져가요.
◇ 김현정> 본사 수수료가 그 정도나 돼요?
◆ 계상혁> 네. 2, 30%. 400에서 500만 원이 인건비고요. 거기서 가게 세가 한 200만 원 나가고요.
◇ 김현정> 임대료가 한 200만 원.
◆ 계상혁> 그리고 기타 운영 경비, 세금을 4대 보험료 따로 내야 되니까 점주님들 가져가는 수익이 작년에는 한 300만 원선이었다면 올해는 한 200만 원대로 떨어지는 거죠.
◇ 김현정> 아니, 알바생 임금 올리는 대신에 편의점 본사에 내는 수수료 그거 좀 줄여주면 안 됩니까?
◆ 계상혁> 상생 대책이 나오기는 나왔는데요. 대부분이 전기료 지원 부분이에요. 전기료 지원이라는 건 야간 영업을 했을 경우에 주겠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심야영업 해라. 요즘 심야에는 아예 문 닫아버리는 편의점도 꽤 많더라고요.
◆ 계상혁> 그쵸.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서요.
◇ 김현정> 그것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 계상혁> (전기료를 지원해서) 심야영업을 안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 김현정> 이 정도 갖고 상생안이라고 우리 점주들이 생각하기는 어렵다.
◆ 계상혁>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현실이 어떤 건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다른 곳에 비하면 낮기는 낮다. 점차 올려가지고 2020년까지는 1만 원까지는 인상해야 된다는 게 지금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선 당시 거의 모든 후보들 공약이었거든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점주분들?
◆ 계상혁> 최저임금이 낮다고 하는데 최저임금 뒤에 숨겨진 게 너무 많아요, 우리나라는.
◇ 김현정> 숨겨진 것?
◆ 계상혁> 숨겨진 게 뭐냐 하면 주휴수당이 있고요. 또 4대 보험을 내야 되죠. 거기다가 퇴직금도 있어요. 1년 근무하면 퇴직금을 줘야 돼요. 쉽게 말씀드려서 300만 원 받는 월급쟁이였는데 올해부터는 200만 원만 받아라. 그리고 내년에는 100만 원만 가져가라, 이거니까. 그러니까 다들 힘들다는 말씀하시는 거고요. 진짜 아르바이트생이 더 많이 가져가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 김현정> 사장님보다 아르바이트생 임금이 더 많은 곳도 있어요?
◆ 계상혁> 지금 야간 근무자가 주 5일 근무해도 내년에 200만 원 이상 가져가니까 아르바이트생이 더 많이 가져가는 경우도 있죠.
◇ 김현정> 그런 편의점도 있을 수 있겠네요, 장사가 그렇게 잘되는 곳이 아니라면.
◆ 계상혁> 이게 또 최저임금이라는 게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는 곳이나 안 되는 곳이나 인건비는 비슷하게 나가거든요. 그러니까 힘드신 점주님들이 더 힘들어지는 거죠.
◇ 김현정> 이대로는 나 장사 못 하겠다, 문 닫겠다. 이런 분들도 실제로 나옵니까, 지금?
◆ 계상혁> 네, 지금 저희 협회 회원분들이 폐점하는 숫자가 굉장히 많아요. 제가 전화를 요즘에 하루에 10통 이상씩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폐점하려면 어떤 절차 밟아야 되느냐, 이런 문의가.
◆ 계상혁> 예.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는 내놨어요. 뭐냐 하면 최저임금 인상분 가운데 일부는 정부가 보전을 해 주겠다. 2018년 한 해 동안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는 근로자 1인당 월 13만 원 지원해 주겠다. 이 대책으로는 안 되겠습니까?
◆ 계상혁> 그게 최대 13만 원까지 주겠다는 겁니다. 정부 안을 보면 조건이 있어요.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계상혁> 고용보험에 가입을 한 근로자에 한해서 주는 거고요.
◇ 김현정> 아니, 고용보험을 가입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 계상혁> 그러니까 고용보험만 가입하는 건 문제가 없는데 4대 보험까지 같이 해야 하니까. 그러면 4대 보험료가 보통 14%인데 그러니까 9% 받으려고 돈을 더 내는 거죠.
(편집자 주 : 최저임금 인상폭 16.4% 중 정부가 보전하는 지원금 9%를 받기 위해서는 4대 보험료를 14% 만큼 내야 한다는 의미)
◇ 김현정> 현실적으로는 신고 안 하고 안 내는 곳들도 많군요.
◆ 계상혁> 왜냐면 (아르바이트생들이) 금방 그만 두기 때문에. 3개월 일했는데 4대 보험 필요하다, 라고 하면 당연히 들어줘야 되는 게 맞다고 보는데 그걸 들어줘도 싫어하세요, 아르바이트생들이.
◇ 김현정> 싫어해요? 왜요?
◆ 계상혁> 대부분 근로장학금도 있고 대학생 같은 경우는. 대부분 부모님 밑에 다 의료보험이 돼 있는데 따로 떨어져나가야 되는 거니까. 학생들 같은 경우는.
◇ 김현정> 번거롭다, 오히려. 잠깐 할 건데.
◆ 계상혁> 네, 잠깐 할 거니까. 직장이 아닌데. 그러니까 양쪽에서 욕을 먹어요. 돈을 내주고도. 근로자를 왜 신고했냐고 욕을 먹고 저쪽에서는 왜 신고 안 했냐고 욕을 먹고.
◇ 김현정> 참 듣다 보니까 말 못 할 속사정들이 있네요. 편의점의 경우 이렇고 지금 자영업하시는 분들도 다 비슷한 사정들 가지고 계신 거예요?
◆ 계상혁> 그렇죠, 똑같죠, 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 편의점 운영하고 계시는 분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튼 최저임금 인상은 지금 시행이 결정된 상태입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까지 다 합치면 정말 많은 분들하고 연결된 문제인데 오늘 그분들 대표해서 나오셨거든요. 꼭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청취자들께 한말씀 하시죠.
◆ 계상혁> 방금 전에 비닐봉투 때문에 신고당한 아르바이트생 얘기가 나왔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법에는 근로자가 피해를 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면 나라에서 금방 구제를 해 줘요. 그런데 반대로 아르바이트생이 점주한테 피해를 끼쳤을 때는 구제받을 방법이 없어요. 문을 잠그고 집에 간다든가 돈을 빼간다든가.
◇ 김현정> 지금까지는 사실 사용자들이 항상 갑의 위치였기 때문에 약자인 을을 보호하다 보니까 그쪽 법이 강화된 건 사실이거든요.
◆ 계상혁> 지금은 반대로 그걸 이용하는 경우가 생기니까.
◇ 김현정> 악용하는 경우가 생긴다.
◆ 계상혁> 알바생들 힘들게 일하는 거 알겠는데. 또 그 친구들을 보호하는 것도 맞아요. 맞는데 사용자도 보호를 해 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걸 말할 데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그날 그렇게 편의점주분들이 하소연 문자를 보내주신 거군요. 본사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 끼어서 지금 끼어서 고생하는 편의점주들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에요.
◆ 계상혁> 다 같은 을이에요, 아르바이트생이랑. 똑같은 을이에요.
◇ 김현정> 똑같은 을이다. 알겠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서 아르바이트생들도 더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시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을 입장에 있는 자영업주들, 편의점주들 입장도 고려해 달라. 현실적인 대안 마련해 달라, 이런 호소로 정리하면 되겠습니까?
◆ 계상혁> 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계상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 계상혁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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