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핵심 "UAE 의혹?…우린 박근혜·안종범이 아냐"

"임종석 실장 특사방문은 우호증진 차원…돈 안받았다는 증명하라는 것과 같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자료사진. (사진=윤창원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를 특사 방문한 것은 "양국간의 포괄적 우호관계를 다지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30일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와 당 사정에 정통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금까지의 설명 외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으니까 의혹을 해명해 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안받았으면 안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정치자금법 같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제기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 "숨기는 게 없다" … 파병부대 격려 방문 차에 UAE 특사방문 추진

이 여권 핵심 관계자가 밝힌 임종석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 특사 방문의 전모는 이렇다.

청와대는 12월에 중동 파병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로 하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그 역할을 맡기로 했다. 청와대의 3실장 가운데 한 명이자 문 대통령의 분신 역할을 하는 만큼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는 애틋한 마음을 가장 잘 전달할 당사자로 본 것이다.

임 실장의 격려방문은 한 달 앞서 중동부대를 격려하고 돌아온 송영무 국방장관의 일정과 상관없이 진행됐다. 6월 6일 현충일 추념사부터 국군의날 기념사까지 일관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보훈'인데 그 때까지 챙기지 못한 이들이 해외 파병 장병들이었기 때문이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임 실장에게 일정을 조율해서 편한 시기에 갔다 오라고 승인하면서 '가는 김에 특사자격으로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나 보는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아크부대 격려방문과 아랍에미리트 격려방문이 동시에 추진된 계기가 됐다.

문 대통령의 이런 제안은 취임 직후인 지난 6월에 모하메드 왕세제와 통화하면서 조만간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만날 시간이 없었던 차에 임 실장이 실장이 특사자격으로라도 만나면 좋지않겠냐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연락을 받은 아랍에미리트 측은 한국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로 오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모하메드 왕세제가) 일요일이라도 일정을 조정해서 만나겠다고 화답을 해서 서둘러 아랍으로 향했다.

◈ UAE 관계증진에 대한 대통령 의지 전달 … 왕세제 "비서실장 방문해 줘 감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자료사진. (사진=윤창원 기자)

임 실장은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나 "아랍에미리트와 잘 지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다. 기회가 되면 방문하고 싶다고 하신다. 왕세제께서도 한국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신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방문해 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실제로 중동국가는 테러위험 때문에 국가 수반급의 사저를 공개하지 않는데, 임 실장은 왕세제의 여러 사저 가운데 한 곳에서 모하메드를 만나는 등 파격적인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임 실장의 특사 방문 소식을 출발 전에 발표하지 않은 것은 아랍에미리트에서 활동하는 시점에 맞추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 UAE는 기회의 땅, 모하메드 왕세제는 주변국가 리더역할 … 특사 가치 있어

여권 핵심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아랍에미리트가 돈은 많지만 원주민은 11%대에 불과해 외국인과 외국계 기업이 들어와서 돈을 벌어가는 구조인데 정작 우리나라는 거의 진출하지 못한 곳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또 모하메드 왕세제가 도덕적 권위와 정치적 리더십을 갖고 병석에 누워 있는 칼리프 국왕을 대신해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들의 리더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도 젋어서 향후 수십년간 통치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를 잘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는 외교적 고려도 가미됐다.

◈ "이면합의? 우리는 몰라…과거 캐면 상대국에서 가만히 있겠나"

과거정부에서 맺어진 이면계약이 문제가 돼서 아랍에미리트 측이 반발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이전 정부에서 이면합의를 했는지 자체를 모른다"면서 "과거를 캐면 상대국에서 반발할텐데, 우리가 관계를 헝크러뜨리는 일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임 실장이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나서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단 한마디도 구체적인 얘기를 한 게 없다. 있다면 바라카 원전이 너무 잘되고 있는데 중동국가의 모범이 되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왕세제의 얘기 뿐이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의 애로와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아니다, 안종범이 아니다"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임 실장의 왕세제 면담자리에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겸 UAE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배석한 것은 그가 사실상 총리 역할 겸 비서실장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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