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씨가 1987년 8월 민족미술인협회가 주최한 제1회 통일전에 출품한 100호 크기의 대작 '모내기'의 처분에 관한 것이었다.
그림 '모내기'는 89년 한 청년단체가 부채에 새겨 배포하면서 수사기관이 신씨를 수소문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재판에 넘기고 압수해갔다.
이 그림은 80년대 민중미술사는 물론 통일운동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서정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사독재와 자본주의 문화 등을 써래질하는 장면, 깨끗해진 논에 모내기를 하는 장면 그리고 농부들과 어린이들이 추수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장면 이렇게 세 장면이 그림 아래에서부터 위쪽으로 순차적으로 그려져 있다.
반통일적 요소들을 몰아내고 통일을 이루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의미를 화백은 담았다.
그러나 공안당국의 시각은 달랐다. 검찰은 그림을 한반도로 보고 아래쪽은 남한, 윗부분은 북한으로 규정했고 따라서 윗부분의 즐거운 추수 장면은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미술계가 '공안비평'이라고 비꼬면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그림의 보존을 촉구했다. 재판과정에 간여했던 미술비평가 유홍준 교수는 "PVC 관에라도 넣어서 보관해줄 것을 재판부에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신씨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징역 10월형 선고유예와 함께 그림 몰수 등의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CBS노컷뉴스는 지난 2004년 모내기 작품이 심하게 훼손돼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여러 번 접혀 작은 서류봉투에 넣어져 방치되면서 접힌 부분의 물감이 떨어져나가는 등 예술품으로서 사실상 폐기상태 수준에 이르렀던 것이다.
당시 유엔 인권이사회가 그림을 원작자 신씨에게 돌려줄 것을 권고했지만, 이런 결정이 무색할 정도였고, 신씨가 열람등사 요구를 했지만 검찰은 거부하기도 했다.
박 법무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지난 2001년 3월 영구보존 결정 이후 17년간 별도 처분 없이 모내기 그림을 보관하고 있었지만 보관장소나 방법이 적절하지 못해 작품 일부가 훼손된 상태"라며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 보관 등 적절한 처분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모내기에 대해 문체부 산하 정부 미술은행에 등록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보관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훼손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전 보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검찰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