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작가는 28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에 출연해 "박형준 교수님이 프랑스 기업으로 거의 넘어가게 돼 있는 것(원전)을 이명박 대통령이 엎어서 가져왔다고 했잖나"라며 "(원전 수주 대가로) 무엇을 준 것 같나. '아크부대'(안보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UAE에 파병된 특수부대) 말고"라고 의혹을 나타냈다.
"아크부대 자체는 지금 별 문제 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다른 게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크부대를 지원해 주는 것 하나로 원전 건설비용 20조 원에 운영권 54조 원 등 (약 80조 원 상당의 이익을)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체류 중 연락받고 가서, 거기서 회담하고 나서 바로 발표했다. 그렇게 돌리는 과정에서 (UAE에) 뭘 줬냐는 것이다."
이에 박형준 교수는 "석유가 펑펑 나는 나라(UAE)에서 원전이 왜 필요하겠나. 나중에는 핵과 관계된 기술을 받아들이고 안보 문제와도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파고든 것이다. 궁극적으로 안보협력을 하는데 프랑스보다는 한국이 더 적절한 파트너라는 것을 전략적으로 파고든 측면이 있다"고 맞섰다.
유 작가는 "내가 만약 (UAE의 실권자) 무함마드 왕세제라면 이 80조 원짜리 (원전) 계약을 설마하니 안면만 보고 줬겠나. 아크부대 하나 받고. 여기에는 우리가 몰랐던 뭔가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며 "하도 청와대 취재도 안 되고 해서 제가 조사를 해봤다. 공개된 사실들만을 모아서 이게 뭔지를 한 번 추론해 보자.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체크해 봤다"고 다시 반론을 펴 나갔다.
"첫 번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자서전('대통령의 시간')에 이 내용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513쪽에서 534쪽까지. 거기 보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프랑스로 거의 넘어갔다'는 보고 받고 나서 당시 이 대통령이 2009년 11월 6일 무함마드 왕세제하고 통화를 한다. 그런데 이 통화에서 원전 이외에 경제와 안보 분야 협력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이 통화를 끊고 나서 바로 참모들을 소집해서 팀을 만들라고 지시하는데, 제일 먼저 나오는 게 '국방부 장관'이다. 그러니까 국방부 장관만 딱 짚어서 직책을 명시하고 나머지는 '경제팀 등 대표단을 구성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니까 이 통화에서 이미 국방·군사 분야와 관련된 제안이 왔다고 본다. 그렇게 해놓고 나서 UAE는 바로 원전 입찰을 연기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닷새 후인 11월 11일에 다시 통화하고 11월 18일에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한국 대표단) 40명을 데리고 (UAE에) 간다. 그리고 12월 26일에 (UAE 수도) 아부다비에 가서 27일에 양국 정상회담을 한다. 그것 끝나자마자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했고, 이어서 여수에 600만 베럴 규모의 UAE 원유 저장고 설치 합의가 이뤄지고, 특전사부대 파견 합의가 된다."
◇ "도저히 들어주면 안 되는 요구였을 가능성 있다"
유 작가의 추론에 보탬을 주는 두 번째 증거는 이 아크부대다. "아크부대가 우리나라 해외 파병 부대 중에서 평화유지군이나 국제기구의 다자협력을 위한 병력 파견이 아닌 유일한 독자적 전투 부대 파병이다. 아크부대는 정말 이상한 부대"라는 것이다.
"소말리아 청해부대는 해적 소탕 때문에 국제 협력을 한 것이고, 레바논 동명부대는 도시 재건과 민사작전 때문이고, 남수단 한빛부대도 평화유지군이다. 유일하게 아크부대만 이상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UAE 왕세제와 처음 통화한 것이 올해 6월 초다. 그 전에 (통화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언론에 알려진 것이 그렇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때 바라카 원전 1호기 준공식을 하는데 문 대통령에게 와달라고 이야기한다. 원전과 무슨 관계가 있긴 한 것 같다. 그 다음에 지난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아크부대를 포함해 중동 지역 해외 파병 부대를 방문하는데, 이것도 제가 보기에는, 파병 부대 방문은 핑계이고 뭔가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11월 12일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에 강연을 간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UAE의 도시) 두바이에서 갈아타는데, 이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바레인 일정도 관계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유 작가는 "그 다음에 임종석 실장이 12월 9일에 간다. 임종석 특사가 이번에 갈 때, 지금 언론에서 문제 되는 것은 지난 번(MB정부 시절) 원전을 획득할 때 관여했던 국정원의 서동구 1차장, 그리고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도 같이 갔다"며 "이번에 같이 간 사람들을 보면 원전 획들할 때 관계됐던 사람이 있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있다. 왜 대통령 특사 일행에 제일 중요한 인물이 이 두 사람으로 채워졌을까. 이것은 원전과도 관계가 있고 국방 분야와 분명히 관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결론냈다.
"6월 초,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제의 통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문제가 이때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5월 초면 취임 축하 전화일 텐데 6월 초면 아니다. 제가 보기에는 현안 관련 통화였을 것이다. 이때 이미 어떤 요구가 있었던 것 같고, 청와대에서 몇 달간 기존 외교 라인을 통해 지난 정부의 원전 수주 진행 사항 등을 확인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탄핵으로 (정권을) 이어받은 것이니까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됐잖나."
그는 "그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여러 달 동안 노력했고, 안 되니까 송영무 장관이 가서 대통령 말을 전했을 것 같다. 정부의 입장을.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해결이 안 됐다"며 "UAE 측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한국 대통령의 입장을 알아야겠다며 특사 요구를 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 모든 일들을 설명할 시나리오는 딱 하나다. 우리 국민과 언론과 국회가 알지 못하는 뭐가 있었다는 것이다. 원전 수주를 할 때부터 왕세제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이에 합의된 무언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공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을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착실히 진행해 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중에도 확실히 진행해 왔고, 그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이 정부에 확약을 요구했는데 도저히 들어주면 안 되는 내용의 요구였을 가능성이 있다."
유 작가는 "만약 이 모든 것들이 원전 수주에 대한 대가로 약속된 거라면, 우리 쪽이 그 약속을 안 지키게 되면 '그것이 모두 패키지로 된 것인데 너희들이 약속을 안 지키니까 우리가 미수금 같은 것을 안 주겠다', 이런 것이 생겼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 "어떤 약속이 원전 수주할 때부터 있었을 가능성 말고는…"
유 작가는 "제 추측이 맞다면 이 문제는 6월 초부터 시작된 건데 반 년 가깝도록 이렇게 끌어온 것은 밖으로 문제가 안 터져나오면서도 한국과 UAE 사이에 기존 우호관계나 경제·군사 협력 관계를 유지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고 본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 단계에서 여러 가지 억측, '북한 접촉설'부터 시작해 'MB 비리 뒤지다가 어떻게 됐다'는 설, '탈원전' 때문이라는 공세로 이것을 계속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년 동안은 진도가 늦게 나간 거라서 남 모르게 할 수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7년이 지나서, 이제는 계속 하면 오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양국 다 곤란해진다."
그는 "저는 임종석 실장이 특사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온 거면 좋겠다. 청와대는 계속 말 안하고 욕 얻어먹고, 그렇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게 국익을 위해 최선이라면. 지금 청와대의 자세를 보면 대체로 그런 분위기"라고 봤다.
특히 "핵심은 '그것'이 뭐냐는 건데 제가 보기에는 적어도 군사·국방 분야의 협력과 관련해 국회나 국민이 모르게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어떤 약속이 원전 수주할 때부터 있었을 가능성 말고는 이 상황이 벌어질 다른 가능성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박 교수는 "문제의 발생 원인을 원전 수주할 때 생긴 문제를 지금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유 작가의) 입장이고, 제가 보기에는 이 정부 들어서 만들어진 관리 책임이든 어떤 새로운 문제든 거기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게 믿음의 차이인데,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6개월 동안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지금까지는 적어도 감추거나 한 적이 없다"며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에게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 이렇게 해 왔지, 뭘 이렇게 적극적으로 감춰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성격을 봐도 저는 이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그래서 그렇게 추측하는 것이다. 일부 야당이나 언론이 이걸 갖고 비리가 있고 뭘 감추는 것처럼 계속 몰아대는데, 이건 별로 현명한 전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