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의 소유주인 이순신 종가는 앞서 충무공을 기리는 현충사 본전에 걸려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철거하고 조선 숙종임금의 사액현판으로 원상복구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구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난중일기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난중일기 내년부터 못 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쟁 상황을 직접 기록한 '난중일기' 원본이 결국 수장고에 들어간다.
난중일기 원본 소유주인 이순신 종가는 "현충사 현판 교체를 비롯해 여러가지 적폐청산에 대해 2017년 12월 31일까지 개선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간곡히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순신 종가는 이같은 내용과 함께 "난중일기를 비롯한 충무공 유물 일체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충사에 전시될 수 없음을 엄중히 통지한다"며 전시불허서류를 문화재청에 28일 제출했다.
이로써 전란 중 지휘관이 직접 작성한 역사기록물이자 국보 제 76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된 난중일기를 비롯해 충무공 유품을 내년부터 관람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이순신 종가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현충사 본전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임금의 사액현판으로 원상복구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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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 군 장교, 경찰공무원이 임관 전 충무공을 참배하러 오는 의미 깊은 공간인 현충사 본전에 있던 숙종 사액현판이었지만 1966년 박 전 대통령이 '현충사 성역화작업'을 진행하면서 그 자리를 박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에 내줘야했다.
15대 종부 최순선 씨는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숙종 현판을 복구해 현충사가 올바른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야할 때"라며 "여러차례 문제제기했으나 상응하는 어떠한 답변조차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난중일기 원본 전시가 중단되면서 결국 문화재청은 복사본으로 현충사 내 전시를 이어갈 전망이다.
◇ 일본상징 '금송'도 방치했던 문화재청… 현판교체 난색?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일본 '고사기'에 따르면, 신이 일본에 심어야할 나무와 그 용도를 정해줬는데, 그 중 한 나무가 '고야마키'라 하는 금송"이라며 "고급관리 등의 관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나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CBS노컷뉴스 17. 08. 13 [단독] 이순신 장군 사당에 日 국민나무 '고야마키' )
CBS노컷뉴스는 광복절을 앞둔 지난 8월 13일 해당사실을 보도했고 이순신 종가와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금송을 이전해달라는 진정을 문화재청에 낸 바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현충사 내 금송을 모두 뽑아 옮기겠다고 결정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도 10월 30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현충사와 칠백의총에 식수된 금송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대통령 현판에 대해선 김 청장은 "현충사 현판 교체 문제를 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처리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해 폭넓게 의견을 받으려는 상황"이라며 "금송 이전은 현재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판도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만큼 후속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가 측은 "여러차례 문제제기에 지난 9월 진정 이후로도 어떠한 답변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