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개성공단 폐쇄' 명령 이유는 여전히 미스테리

혁신위 "과거 靑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사실관계 확인에 어려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발표 후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 앞에 배치된 군 병력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의사결정 체계를 거치지 않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28일 오전 보수 정부에서 추진한 대북 정책의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2016년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이전인 2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북 경제 협력의 결실이자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가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갈등의 최고점을 찍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을 이유로 들었다.

개성공단 폐쇄의 여파는 컸다. 입주기업들은 가동중단 사태 이후 거리로, 국회로 나와 피해보상과 가동재개를 외쳤지만 박근혜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위원회는 "대통령이 누구와 어떤 절차로 위 결정을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공식 의사결정 체계의 토론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지시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결정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남북관계 단절과 우리 입주 기업의 피해 등 큰 여파를 불러온 정책적 결정에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결론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 이유는 여전히 베일 속에 싸여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이같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결정이, 당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 움직임이 거세지자 이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가 먼저 개성공단 폐쇄라는 육참골단의 결기를 보임으로써 중국과 러시아 등도 제재에 적극 나서달라는 신호를 주기 위해서였다는 추정이다.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당시 야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총선용으로 했다면, 역사의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개성공단 폐쇄 약 두 달 후 총선이 치러졌는데, 보수층 결집용 카드로 개성공단 폐쇄를 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이다.

개성공단 (사진=통일부 제공/자료사진)
그럼에도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후폭풍이 워낙 큰데다 전면 중단이라는 사안의 파격성 등으로 인해 보수층에서마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그 몇달 후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그 미스테리를 풀어줄 '마지막 퍼즐 조각'이 아니냐는 세간의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통일부 혁신위의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의 '결심'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았다.

혁신위는 "지난 시기 주요 결정이 청와대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있으나, 그 기간의 청와대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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