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이전' 비공개 합의로 日과 물밑거래

위안부TF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 제기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오해 불러"

평화의 소녀상. (사진=송호재 기자)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협상 당시 일본이 우리 정부에 정대협 등 국내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협상 대상에 '소녀상'문제가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위안부TF)'는 27일 소녀상 문제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포함된 경위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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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는 일본 측이 "이번 발표에 따라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이므로, 정대협 등 각종 단체 등이 불만을 표명할 경우에도 한국 정부로서는 이에 동조하지 않고 설득해주길 바람"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또 협상 당시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 구체적인 한국 정부의 계획을 묻고 싶음"이라고 언급했다고 TF는 설명했다. 일본 측이 이러한 요구를 했던 것은 공개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일본의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의 착실한 실시가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하고 관련 단체 등의 이견 표명이 있을 경우 한국 정부로서는 설득을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 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함"이라고 덧붙였다.

TF에 따르면 일본은 합의 내용에 공개부분에 소녀상 문제를 넣길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소녀상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을 우려해 이 문제가 합의 내용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했다.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결국 이를 비공개 부분에 넣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협상 과정을 통해 결국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함'이란 문구가 들어가게 됐다. 이를 두고 우리 정부는 '소녀상 이전'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TF는 소녀상을 이전하기로 약속하지 않았던 이 협의과정의 의미가 결과적으로 퇴색됐다고 봤다.

한국 쪽이 공개 부분에서 소녀상 관련 발언을 한 것과는 별도로 비공개 부분에서 일본 쪽이 소녀상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대응하는 형식으로 같은 내용의 발언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특히 비공개 부분에서는 한국 쪽의 소녀상 관련 발언이 '소녀상을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 구체적인 한국 정부의 계획을 묻고 싶다'는 일본 측의 질문에 대응하는 형태가 돼 있어 결국 공개 부분의 맥락과는 다르다는 분석을 TF는 내놨다.

TF는 "소녀상은 민간단체 주도로 설치된만큼 정부가 관여해 철거하기 어렵다고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측은 이를 합의내용에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소녀상을 이전키로 약속하지 않은 의미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TF는 또 국제무대에서의 상호 비난 비판 자제와 관련해 일본 측이 관련 내용을 포함하기를 원해 한국 측이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가 착실히 실시된다는 것을 전제로'와 '상호 비난, 비판 자제' 문구가 들어가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위안부 합의 이후 당시 청와대(박근혜 정부)는 외교부에 기본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위안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TF는 "마치 이 합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오해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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