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자초한 강원도교육행정

[연말기획③]

강원CBS는 26일부터 4회에 걸쳐 올 한해 강원도정 등 자치단체와 지역정치권, 교육계, 지역사회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세번째 순서는 전학년 고교 무상급식 실시 등 성과와 달리 강원학생선수촌, 교직원수련원 부당 사용 등 자기관리 실패로 불신을 자초한 강원도교육행정의 이면을 되짚어봤다.

강원CBS 연말기획 순서
① '우여곡절' 평창동계올림픽
② 혼돈의 강원도 정치권
③ 불신 자초한 강원도교육행정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을 비롯한 일부 학교장들이 개인 휴양시설로 부당 사용한 강원학생선수촌.(CBS자료사진)
저는 우리 교육현장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타율, 경쟁과 차별을 반대합니다...저는 강원교육가족과 충분히 논의해 교육현장에 '사랑.나눔.배려'의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2010년 7월 1일 취임사 중>

하지만 진보 교육정책을 표방하며 재선에 성공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취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강원선수촌 불법사용, 각종 감사 부실 등으로 불신과 권위주의를 자초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에게 올해 도교육청 산하 수련시설 부당 사용 행태는 스스로 만든 족쇄가 됐다. 교직원수련원 특혜 사용에 이어 학생 선수촌에 일명 'VIP룸'을 유지하고 사용해 온 사실이 강원CBS 취재로 드러났다.


민 교육감은 학생 선수촌을 당선 이후부터 최근까지 휴가장소로 이용하고 지인들을 위해서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학생선수촌 설립 목적인 학생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인성, 학습능력 제고와는 거리가 멀다.

이곳에서 일선학교 교장단은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동문 모임 등은 새벽까지 학생선수촌 숙소 앞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기념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한 감사에 착수했지만 요식행위에 그친 후속조치는 불신만 더 키웠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 9월 11일부터 9월 27일까지 도교육청 산하 숙박시설 운영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강원학생선수촌을 직무와 무관하게 이용한 현직 교장 3명을 주의처분했지만 민교육감은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부실 감사에 대한 성명을 통해 "도 교육청 감사관실은 이제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논리를 가지고 조직의 수장을 보호하려 하니 그야말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돼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계 부당 행위에도 강원도교육청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며 또 한번 관련 피해자들에게 상처만 안겼다.

강원도교육청은 일명 '철원 장애학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앞서 이뤄진 1차 감사가 일부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재감사에 착수했다.

징계위원회에 상정된 사안이 징계 반려, 재감사까지 검토된 적은 민병희 교육감 취임 이후 처음이다.

사건은 뇌 병변 5급 B(9) 군과 함께 지난 3월 철원의 한 학교로 전근 간 A씨가 아들이 동급생들에게 시달리고 있다며 강원도교육청에 학교장과 일부 교사에 대해 학교폭력 은폐, 처리 지연 등과 관련해 감사를 요청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에 '학교폭력 처리지연' 등의 이유로 학교 교장을 경징계하고 교사 3명을 행정처분하는 수준으로 1차 감사를 마무리했다.

민 교육감의 잘못된 관행 답습과 후속조치 미흡 등으로 반감되긴했지만 교육 현장 곳곳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한해이기도 하다.

강원도교육청은 올해 별칭을 ‘강원도행복청’으로 선포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강원도행복청 5대사업으로 '한글교육책임제', '배움성장평가제', '숨요일', '관계중심 생활교육', '마을교육공동체'로 정하고 일선 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논란과 갈등 끝에 지난 13일 강원도의회 본회의 최종 의결로 전국 최초 광역자치단체 무상급식 고교확대가 가능하게 돼 내년부터 유·초·중·고 모든 학생의 학교급식 부담도 사라질 전망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의 무상교육 한 축인 고교 무상급식이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완성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는 급식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해 학교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급식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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