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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고차일드(Woodie Gochild, 본명 곽우재)는 올해 방영된 엠넷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에 출연해 힙합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디고차일드는 유명 래퍼들과의 경쟁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했다.
'쇼미'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박재범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힙합레이블 '하이어뮤직'의 막내 아티스트가 된 그는 최근 첫 정식 싱글 '레츠기릿(Let`s Get It)'를 발표하고 대중 앞에 다시 섰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한 우디고차일드는 "생각보다 일찍 정식 음원을 갖게 돼 기쁘다"며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소개를 부탁해요.
"식케이 형의 지목을 받고 인터뷰에 참여하게 된 하이어뮤직 막내 우디고차일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식케이의 지목으로 인터뷰에 참여했죠. (관련기사 : 힙합씬 '新 허슬러' 식케이 "멈춰있고 싶지 않아요")
"평소 저를 잘 챙겨주는 형이에요. 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서툰 점이 많은데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쇼미' 출연 이후 앨범 작업에 매진했어요. 얼마 전에 작업이 모두 끝났죠. EP 형태로 작업을 해놨는데 발매 일정은 조율 중이에요.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내년 1, 2월쯤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첫 정식 싱글 '레츠기릿'도 EP에 수록될 곡인가요.
"네. EP에 수록될 곡 중 가장 마지막에 만든 곡인데, 발표는 가장 먼저 하게 됐어요. (박)재범이 형이 하이어뮤직에서의 시작을 '레츠기릿'으로 하면 어떠냐는 제안을 하셨거든요. '레츠기릿' 하면 뭔가 파이팅 넘치는 느낌이라 저도 좋았고요. '쇼미'에서 유행어처럼 쓰인 말이라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향후 발매될 EP에는 또 어떤 곡들이 담기나요.
"우디고차일드는 이런 아티스트입니다 하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명함 같은 앨범을 만들었어요.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쇼미'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어머니의 영향이 커요. 어머니가 대중가요보다 마이클 잭슨 등 흑인 음악을 즐겨들으셨거든요. 자연스럽게 저도 어린 시절부터 흑인 음악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우고자 나선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에요. 알앤비(R&B), 네오소울(neo soul) 장르를 추구하는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어서 실용음악학원을 다녔었죠."
-당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입시학원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곳이잖아요. 전 좋아하는 음악을 배우고 싶었는데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주입식 교육을 받으니, 그 시절이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음악에 대한 애정이 떨어졌던 시기죠. 결국 모 대학의 실용음악과에 지원해서 실기 시험을 쳤는데 시험장을 빠져나오면서 '이건 내가 생각했던 음악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어머니와 담임선생님께 전화해서 '입시 안 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혼자 돈을 모아서 서울로 상경했죠."
-서울에 올라온 뒤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바스코(빌스택스) 형이 운영하는 홍대 소재 힙합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곳에서 바(Bar)도 보고 클럽 플레이가 시작될 때 흥을 돋우는 호스트 MC로도 일했죠. 바스코 형 클럽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힙합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제가 속한 크루인 YTC4LYF 형들을 만났고요."
-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겠네요.
"힙합 음악에 기반을 둔 아티스트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건 올해 1월이에요. 랩도 그때부터 시작했고요. 힙합 음악으로 성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도 '쇼미'라는 좋은 콘텐츠를 만나서 덕을 많이 봤죠."
-활동명인 우디고차일드도 그때 만들었나요.
"아, 우디고차일드는 스무 살 때 만들었어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예술 분야에서 자기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가진 사람을 '인디고차일드'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거기에 제 본명인 '우재'와 좋아하는 애니매이션 영화 '토이스토리' 주인공 '우디'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 '우디고차일드'에요. 항상 프레시함을 유지하면서 전진하자는 뜻을 담았고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올해 1월에 랩을 하겠다고 결심했고, 그 뒤 첫 작업물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렸어요. 그런데 그 이후 4월까지 굉장히 게으르고 나태하게 살았어요. 크루 형들이 그런 저를 굉장히 많이 걱정했고 '쇼미'에 한 번 나가보라는 권유를 했어요. 그렇게 4월 말에 '쇼미'에 지원하게 됐죠. 원래 형들이 저보고 나가라고 했던 이유는, 떨어지고 정신 좀 차리고 오라는 거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고요."
-'쇼미'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죠. 특히 독특한 추임새와 몸동작이 인상적이었어요.
"클럽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제스처나 동작 같은 것이 몸에 배었어요. 원래 흥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요. 비둘기 소리는 사실 원래 주인이 따로 있어요. 같은 크루에 속한 제네 더 질라 형이 원조인데, 제가 방송에서 먼저 선보이게 된 거죠. 그리고 이제 제 것이 되어버린 분위기가 됐고요. 방송의 힘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스타일링도 남달랐어요.
"제가 일했던 클럽에 멋진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어요. 단순히 멋진 게 아니라 힙합 문화에 푹 빠져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 분들을 보며 영향을 받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어요. 바지를 거꾸로 입는다던지, 페인팅을 한다던지 하면서요. 뭘 하던지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하는 편이거든요."
-'디스 배틀' 때는 해쉬스완과 킬라그램의 랩 스타일을 따라해 화제를 모았죠.
"원래 성대모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미소). 당시 준비하면서 다짐했던 게 전 시즌이나 전전 시즌처럼 되지 말자였어요. 디스 배틀이긴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리스펙이 기본 전제로 깔려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무차별적 공격이나 자극적인 가사를 지양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대신 재치 있고 유쾌하게 스포츠처럼 건전하게 배틀을 보여주고 싶었고, 서로 기분 상하지 않고 웃으면서 디스할 수 있는 요소를 찾다가 상대방이 쓴 가사를 인용하거나 랩 스타일을 따라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다행히 의도했던 바대로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본선 무대 직전 마이크 선택에서 탈락했죠.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많이 아쉬웠죠. 2,3차 예선쯤에서 떨어지겠지 했는데 본선 직전에 가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쇼미'를 통해 가장 친해진 친구인 (우)원재와 저와 그런 얘기를 했었요. 사람들이 아무도 몰랐던 우리가 본선무대에 올라가면 정말 멋질 거라고요. 그런데 원재는 올라가고 전 못 올라갔죠. (웃음).
당시 관중석 뒤에서 형들 무대를 지켜보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하지만 마냥 좌절만 한 것은 아니에요. 저 대신 무대에 올라간 자메즈 형이 무사히 공연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재범이 형과 도끼 형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면서는 앞으로 음악으로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우디고차일드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평소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크루 형들은 저보고 항상 기분이 업 되어 있는 사람 같다고 하고요. 아무래도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사람들이 좋아해주지 않았나 싶어요."
-출연 소감이 궁금해요.
"'쇼미'라는 프로그램을 겪으면서 저라는 사람이 많이 바뀌었어요. 노력의 매력을 느꼈다고 할까요. '쇼미'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거든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요. (미소). 미션을 잘 못하면 곧바로 탈락이니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렇게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고, 그 느낌을 알고 나니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었죠."
"꿈꿔왔던 삶이에요. 유명해지고 싶었고,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었거든요. 길가다가 사진 찍어달라고 해주실 때도 기분 좋아요.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지인들과 함께 있을 때 그런 부탁을 받으면 조금 난처하기도 해요. 제가 함께 있는 분들의 시간을 빼앗는 게 되어버리니까요. 그런 점 빼고는 다 좋아요."
-경남 진해 출신 중에서 가장 유명한 힙합 뮤지션이 된 거 아닌가요?
"하하. 제 또래 친구들 중에서는 확실히 일찍 잘 풀렸죠. '쇼미' 끝나고 진해에 내려갔는데 '절친'들이 정말 자랑스러워했어요. 사실 제가 서울 간다고 했을 때 '저러다 말겠지'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었고, 그 친구들만 저를 끝까지 믿어줬어요. 다행히 제가 잘 됐고, 친구들 저를 믿어줬던 친구들의 어깨도 으쓱해졌죠."
-방송 이후 하이어뮤직에 합류하게 됐죠.
"'쇼미' 끝나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쯤, 재범이 형 작업실에 놀러가서 새로 만든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그런데 반응이 되게 좋았고, 나중에 몇 곡을 더 만들어서 들려드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재범이 형에게 '회사 있어?'라는 메시지가 왔어요. 속으로 '이거 뭐지?' 했죠. 그래서 '회사는 없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는데, '일요일에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화요일쯤이었는데 일요일까지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가더라고요. (웃음). 약속 장소에서 형을 만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회사 이야기를 해주셨죠. 감사하게도."
-박재범 씨가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요.
"곡을 들려줄 때마다 성장하는 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발전 가능성을 봤다고요. 사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여기까지 온 게 크루 식구들 공이 큰데, 그들과의 인연이 끊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한 거죠. 그런데 고맙게도 크루원들 모두 '너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도 하이어뮤직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말해줬어요. 아무도 '버리고 간다'고 생각 안 하고,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어서 결심하게 됐죠."
-하이어뮤직 소속 아티스트가 된 소감이 궁금해요.
"기대 이상이에요. 가족 같은 분위기가 특히 좋아요. 뒤늦게 합류했지만 '텃세' 같은 것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전 직원 통틀어 막내인데 모든 분들이 저를 잘 챙겨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죠. 그러다 보니 작업도 많이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래퍼로 국한되고 싶지는 않아요. 궁극적으로는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음악, 패션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끼치며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일단 당장은 음악에 집중해야죠."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나요.
"멜로디컬한 랩을 좋아해요.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디안 젤로, 맥스웰 등 멜로디를 예쁘게 잘 쓰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자주 들었던 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삶의 멘토 같은 존재는 누구인가요.
"되게 많아요. 일단 부모님이요. 매일 같이 전화해서 '건방져지지 말라'고, '초심 잃지 말라'고 하세요. 크루원들도 도움이 많이 돼요. 신나게 놀다가도 진지해질 때는 한 없이 진지해지는 애늙은이 같은 집단이거든요. (미소). "'쇼미'로 얻은 유명세에 취하지 말고 열심히 음악하라"는 조언을 자주 해줘요. 그리고 또 하이어뮤직 식구들이요. 이쪽 바닥(?)을 경험한 분들이니 만큼, 저를 잘 이끌어주시죠."
-나에게 힙합 혹은 음악이란.
"그냥 제 꿈이죠. 절대 제가 만질 수 없는. 스스로 만족할 수준의 음악에 도달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만족을 느끼는 순간 멈춰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꿈으로 영원히 남기고, 계속 잡으려고 노력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싶기도 하고요."
-팬들에게 한마디.
"'쇼미' 이후 첫 싱글을 내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음에도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감사해요. 아직 음악으로 보여드린 게 많이 없는데 꾸준히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주세요.
"스웨이디 형을 지목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형의 음악 색깔을 좋아해요. 아직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쇼미'가 끝난 이후 형의 앨범에 수록될 신곡 작업도 함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