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간판 스타 박혜진에게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는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을 것이다.
박혜진은 24일 오후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여자프로농구 20년 역사를 빛낸 12명의 선수를 기념하는 '그레잇 12(GREAT)' 행사에서 정선민, 정은순, 전주원, 박정은, 이미선 등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역 선수로는 박혜진과 그의 팀 동료이자 선배 임영희 등 2명만이 12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혜진은 12명 중 최연소이기도 하다.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박혜진이 여자농구의 레전드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화려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를 이끈 주역으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각각 세 차례씩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의 수상에는 이견이 없지만 박혜진은 아직 조심스럽다.
박혜진은 "12명에 선정된 이후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해야할지 몸둘 바를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솔직한 심정은 저보다 더 뛰어난 선배님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여자농구를 빛낸 레전드들과 한 무대에 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선배님들과 인사하는 순간 자체가 떨렸다. 내가 이 자리에서 서도 되나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 것 같다. 스스로 거부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이 자리에 떳떳하게 설 수 있을까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처럼 박혜진은 레전드 대우를 받고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지만 그의 선수 경력에는 화려한 이력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것. 올스타전 3점슛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박혜진이 유일하다.
결선에 오른 3명 중 가장 먼저 도전해 21점 다득점을 기록한 박혜진은 "함께 경쟁한 (김)아름이나 (한)채진 언니가 예선에서 슛 감이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제가 먼저 시작해 좋은 점수를 받으니까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