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방탄소년단·워너원 신드롬부터 탑 대마초 파문까지
② '군함도' 논란부터 페미니즘까지…영화계 이슈 돌아보기
③ 김주혁·종현과 톱스타 부부…'다사다난' 연예계
④ 한경오 사태-기자단 해체 청원… '언론 불신'의 시대
⑤ 공연계, 꽃 피는 봄은 언제?…걸림돌 많은 적폐청산
⑥ "2017년 끄트머리 어느 날 너무도 홀연히 떠났다"
⑦ "15년 만에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를 만났다"
(계속)
공교롭게도 tvN ‘아르곤’이 첫 방송한 9월 4일은 KBS와 MBC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5년 만에 동시 총파업에 들어간 첫날이었다. 신뢰를 잃어버린 공영방송이 되찾아야 할 가치가, 현실과 드라마 사이에서 공명하는 모습이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3개월이 지난 지금도 KBS는 여전히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권력자를 감시하고 약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언론의 내일을 꿈꾼다. - 이진욱 기자
일단 조승우와 배두나를 비롯해 모든 배우의 연기가 뛰어났다. 어느 한 명도 구멍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소위 '장르물'이라는 이름으로 분위기만 무겁고, 억지 반전으로 허술한 서사를 메우려는 시도를 자주 봤다. 하지만 '비밀의 숲'은 촘촘한 구성으로 시청자를 설득했고(심지어 범인 같은 인물이 범인이 아니어서 뒤통수도 수 차례 맞았다), 압도적 몰입감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가 생기기는 인정옥 작가 이후 15년 만이다. - 유연석 기자
드라마 속에서 여성은 '욕망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있거나, 욕망이 있어도 좀처럼 드러내지 않거나, 욕망 따윈 꿈꿔본 적이 없는 것처럼 무해하게 그려지기 일쑤였다. '마녀의 법정' 속 마이듬이 새롭게 보였던 결정적 이유일 것이다. 실력파인 것은 기본이고, 권력의 흐름을 읽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는, 방법이 비열하더라도 "어쨌든 승소했잖아요"라고 되받는 여성. 물론 마이듬의 이해하기 어려운 결함까지 감싸안자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가진 수백 가지 중 잘 볼 수 없던 모습이, 2017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등장했다는 그 '사실'을 기념하고 싶을 뿐이다. - 김수정 기자
중년 여성들의 '사이다' 복수 모임, 일명 '복자클럽'의 이야기를 그린 tvN 수목극. 각자의 이유로 상처받은 여자 세 명이 통쾌하면서도 가성비 높은 복수 작전을 짜는 과정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성추행,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륜으로 인한 혼외자 등 무거운 사회 문제들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며 공감 형성에 성공했다. 배우 이요원, 라미란, 명세빈 등이 연기한 다양한 계층의 여성 캐릭터들은 '복자클럽'을 통해 삶의 주체성을 되찾고 '대안 공동체'를 이뤄낸다. 그런 의미에서 '부암동 복수자들'은 잃어버린 여성의 삶에 대한 회복과 치유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 유원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