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두손스포리움'은 중소도시인 제천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시설임에도 주차장이 비좁았다. 평소에도 건물 주변엔 주차된 차량들이 많았고, 이는 결국 사고 당일 소방차의 현장 접근을 지연시켰다. 소방당국은 "스포츠센터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화재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필요한 7~8m의 도로 폭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필로티 구조인 이 건물에서 주차장이었던 1층은 화재가 시작된 지점이라는 게 피해 규모를 키웠다.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났으니 건물 안에서 불길을 피하는 방법은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창문 밖으로 나가는 길밖에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출입구가 하나인데 여기서 불이 시작됐으니 탈출로가 막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9층까지 삽시간에 번진 것은, 불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를 건물 외장재로 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로, 외관이 깔끔하고 값이 싸 이용도가 높지만 화재 시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지난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4명의 사망자와 126명의 부상자가 나온 원인으로도 드라이비트가 지목됐었다.
실제로 최초 목격자인 행인이 119로 전화를 걸어 "1층 주차장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은 이날 오후 3시 53분으로, 소방대는 7분 뒤인 오후 4시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건물 전체는 불에 휘감긴 상태였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주차장 건물 모서리의 간판에 붙은 불은 2층 간판으로, 외벽을 타고 위로 번졌다.
드라이비트는 특히 소재의 특성 상 불에 붙을 경우 유독가스를 강하게 내기 때문에 이들 가스가 통로를 통해 불길과 함께 건물 전체로 퍼져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폐쇄적 구조도 피해를 키웠다.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2층 사우나의 경우, 시설 특성상 외부 창문이 없고 통유리 등으로 공간이 분리돼 있어 밖의 상황을 제 때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4~6층 헬스장 등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시간을 가졌던 반면 2층 사우나에 있던 피해자들은 불에 탄 흔적도 없이 대부분 질식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