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과 목격자들이 전한 현장의 이야기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화재 현장 바로 앞에 위치한 한 가게에 있던 안모(24) 씨는 "1층에서 차량들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금방 불길이 2층 쪽으로 올라왔다"며 "대피할 겨를도 없이 불이 번지면서 창문에 세 사람이 매달리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헬스장과 목욕탕을 이번에 리모델링한데다 카페도 인기가 있어 최근에 이용객이 많았던 건물"이라며 "연기가 자욱한데 입구가 하나 뿐이라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 이모(23) 씨도 "불이 난 뒤 3명 정도가 건물에서 뛰어나온 것을 봤다"며 "안에 사람 많다고 부르짖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나마 일찍 창문으로 올라오는 검은 연기를 본 이용객들은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3층에서 목욕을 하고 있던 초등학교 6학년 손모(13) 군은 "친구와 목욕을 하고 있는데 창문으로 검은 연기가 올라왔다"며 "앞이 안보일 정도로 자욱해서 근처에 있던 아저씨들과 함께 겨우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6층 휘트니스장에서 대피한 김모(37) 씨도 "창문에서 연기를 보고 운동하다 말고 곧바로 대피했다"며 "연기가 자욱해서 계단에서 구르기도 했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 당시 구조 작업이 늦어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모(78) 씨는 "손녀의 전화를 받고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손녀와 통화가 됐다"며 "이미 10분 이상 훨씬 지났는데도 창문조차 위험하다며 깨지 않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