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20일 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의도했지만 류 최고위원의 반발로 일단 연기됐다. 류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막말을 더 많이 했다"며 홍 대표도 자신과 함께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나치 정권의 '괴벨스'를 운운하며 문재인 정권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유를 한 가운데, "포털에는 사이코패스의 말만 올라간다"며 류 최고위원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응수했다.
류 최고위원은 자신에 대한 징계안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 1시간 30분 앞서 기자회견을 공지했다. 홍 대표가 자신의 막말 등을 이유로 징계를 추진하는 데 대한 반발 차원이었다.
류 최고위원은 성명서를 통해 홍 대표가 윤리위를 개최해 자신을 징계하려는 데 대해 "당헌 및 당규에 정면으로 반하는 불법적인 시도이자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또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나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된다면, 홍 대표에 대한 징계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류 최고위원의 대변인을 자처한 정준길 전 한국당 대변인이 대독했다.
그는 홍 대표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막막을 했다고 주장했다. '발정제', '영감탱이' 등등 과거 홍 대표의 막말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나와 홍 대표 중 막말을 누가 더 많이 했는지 도표라도 그려서 비교해 볼 용의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괴벨스는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대중선동 정치를 활용해 나치의 세력 확장을 도운 인물이다. 홍 대표는 "더이상 이 나라가 괴벨스가 지배하는 허위 선전장(場)으로 판치게 놔둘 수는 없다"고 했다.
홍 대표는 류 최고위원을 '사이코패스'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포털을 보면 우리 당을 험담하는 사이코패스같은 사람들의 말만 (메인에) 올라간다. 자세히 보라"고 말했다. 또 "당을 욕질하는 사람들의 말만 메인뉴스에 올라간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둘의 막말 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류 최고위원이 징계에 반발하면서 윤리위 측은 일단은 징계 결정을 유보했다. 류 최고위원은 "윤리위는 나에게 서면통지를 포함, 어떤 통지조차 하지 않았다"며 "징계 사항에 관해 소명할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이날 윤리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류 최고위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26일 오후 4시로 윤리위 회의 일정을 다시 잡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본인이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윤리위에 출석할 것으로 본다"며 "소명을 듣고 다시 판단해 징계 여부를 그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에는 류 최고위원이 직접 윤리위에 나와 징계 소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홍 대표에 대한 공격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 전 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류 최고위원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홍 대표의 대법원 판결(22일) 이후에도 폭로성 발언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도 자신의 SNS에 "최고위원회의에서 했던 홍 대표의 문제 발언들을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류 최고위원의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에 반대하는 한 당원은 이날 홍 대표에 대한 징계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윤리위 측은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