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샤이니 종현이 남긴, 다정한 위로의 가사들

故 샤이니 종현이 지난 10일 단독콘서트를 마치고 팬들이 준비한 응원용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샤이니 공식 인스타그램)
"저는 제가 28살 정도 되었을 때를 꿈꿔요. 제 스스로 10년 이후에는 꼭 좋은 뮤지션이 되자고 약속했거든요."

2008년 싱글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한 열여덟 소년은 데뷔 초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넓은 음역대, 풍부한 감성, 격렬한 춤에도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까지 두루 갖춘 샤이니 종현(본명 김종현)은 그룹으로서나 솔로로서나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는 뮤지션이었다.


고인은 일찍이 작사작곡을 시작해 샤이니의 곡과 본인의 솔로곡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부지런한 창작자이기도 했다.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창작곡으로만 채운 소품집을 내는가 하면 이하이 '한숨', 아이유 '우울시계', 엑소 '플레이보이' 등 타 가수 곡에도 참여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그가 저작권자로 등록된 곡만 60곡이 넘을 정도다.

고인은 특히 사람들의 아픔과 고민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그 뒤에는 '부지런한 창작자'로서의 노력이 있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깨어있는 시간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걸 묻는 질문에 단숨에 "작사"라고 답했을 만큼. 지난 18일 운명한 故 샤이니 종현이 남긴 다정한 위로의 가사들을 소개한다.

"그대 날 안아줘 내 어깨에 기대줘 단단히 날 믿어줘 넌 알잖아 말 안 해도 안다는 말 가슴 뭉클한 말인 건 맞지만 다 알아도 말해줘"
_ 1000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2' 수록곡)

"가끔은 왜 나만 못났지 또 왜 나만 안 되지 씁쓸하다 못해 쓰라릴 정도로 답답할 때 그럴 땐 막막할 때 한 번쯤 보내주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아 우리가 살면서 매일 신날 수는 없잖아 우리가 평생을 눈물 흘릴 것도 아니잖아 괜찮아 괜찮아 하루쯤 모두 제쳐 두고 쉬어도 돼 내일쯤 힘내면 돼 아니 너 모레쯤이라도 좋아 한 달쯤 너 우울 우울해도 나 여기 서있을 거야"
_ 내일쯤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수록곡)

올해 4월 발매된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2'와 지난 2015년 9월 발매된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힘들어져 포기하고 싶을 때 약한 맘에 도망치고 싶을 때 작은 네 손이 내겐 가장 큰 힘 되는 걸 평생 널 위한 노랠 불러 줄게 늘 그 자리에 있어 날 믿고 지켜준 네게 고마움 담은 노랠 전할게 길고도 긴 인연의 끈에 어디에 닿을지 모를 종착역 끝에 서로 배워가며 많은 것을 느껴 마음 표현하긴 항상 늦어 가슴에는 잊혀지지 않겠지 눈에는 남겨져 웃고 있겠지 나의 기쁨이 너에게 행복이 된다면 고마워"
_ 늘 그 자리에 (샤이니 4번째 미니앨범 '셜록' 수록곡)

"너의 그 작은 어깨가 너의 그 작은 두 손이 지친 내 하루 끝 포근한 이불이 되고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네게도 내 어깨가 뭉툭한 나의 두 손이 지친 너의 하루 끝 포근한 위로가 되기를 자연스레 너와 숨을 맞추고파 빈틈없이 널 감싸 안는 욕조 속 물처럼 따뜻하게 또 하나도 빈틈없게 서툰 실수가 가득했던 창피한 내 하루 끝엔 너란 자랑거리 날 기다리니"
_ 하루의 끝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타이틀곡)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_ 한숨 (이하이 'SEOULITE' 타이틀곡)

"Happy birthday Happy birthday 네가 태어난 게 내겐 마냥 축복인 거지 Oh 이 밤에 내 목소릴 듣는 게 전부인 선물이지만 줄게 이것뿐이야 난 어지러운 이 세상에 내가 숨 쉰 이유 It's you"
_ Happy Birthday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수록곡)

"나 항상 너의 얘길 기다리고 있어 힘든 일이든 좋은 일이든 자랑거리든 무슨 얘기든 네 얘기 좀 해줘 항상 나만 말했잖아 거창할 거 없어 소소한 어디 거기 맛집 후기나 그런 것도 좋아 그런 게 특별하잖아 헤어졌어 나 잘렸어 눈물 참느라 지쳤잖아 그냥 얘기라도 좀 해봐 네 어깨 위 그 무거운 일들을 잠깐 내려놔봐 내가 들어줄게"
_ U & I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수록곡)

※ 뜻밖의 죽음 소식을 접하고 고통을 느껴 도움이 필요할 땐,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모두 24시간 운영) 서비스나 사이버 상담(링크)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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