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구청장이 자신의 제부 박모(65)씨 말고도 변호사, 개인적 친분이 있는 서울시 퇴직 공무원 등 측근을 채용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중 일부는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고 나머지는 의료재단이 거절해 무산됐다.
김옥희 전 참예원의료재단 이사장(51)은 19일 CBS노컷뉴스와 1시간 20여분 동안 인터뷰를 갖고 "신 구청장이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측근들의 취업을 청탁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이사장은 신 구청장의 배임 혐의와 취업 청탁 혐의(직권남용·강요)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조사를 받았다.
참예원의료재단은 426억원을 투입해 2014년 4월 개원한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을 위탁 운영하는 기관이다.
김 전 이사장은 "신 구청장은 재선 이전에는 '특정 직군에 사람이 필요하지 않느냐. 내가 잘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식으로 취업을 청탁했다"며 "그러다 재선 이후에는 아예 이력서를 직접 건네 채용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의 증언을 종합하면 신 구청장이 처음으로 취업을 청탁한 시기는 2012년 2월로 파악됐다.
당시 신 구청장은 강남구청 집무실로 김 전 이사장 부부를 불러 "병원에 사람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어봤고, 4개월 뒤인 2012년 6월에도 집무실에서 같은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같은해 10월에는 김 전 이사장에게 "병원에 변호사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이사장은 "내가 '필요없다'고 답하자 신 구청장은 '병원에 꼭 필요한 사람인거 같은데, 내가 굉장히 좋은 사람 알고 있는데 그 사람 쓰면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박 국장은 두 사람을 추천할 당시 참예원의료재단과 행복요양병원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강남구청 노인복지과장이었다.
김 전 이사장은 "전씨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신 구청장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고 이씨는 강남구청 공무원의 친오빠다"라며 "박 국장 추천이었지만 나는 신 구청장의 뜻인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구청장은 재선 이후에는 특정해서 사람들을 취직시키라고 얘기했다.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이력서와 신상을 줬다"며 "2014년 6월에 신 구청장으로부터 선거사무국장 이모씨 등 2명의 이력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은 또 "2014년 12월에는 신 구청장이 함께 근무한적 있는 서울시 퇴직 공무원 오모씨의 이력서를 건넸다"며 "오씨는 면접을 보고 2015년 2월 구립 요양병원 대외협력부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은 신 구청장이 참예원의료재단을 상대로 수년간 갑질을 해왔다며 경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신 구청장은 횡령·배임 혐의는 물론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관련 증거가 담긴 출력물보안시스템 서버를 통째로 삭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이 구형된 상태다.
CBS노컷뉴스는 신 구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고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