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15억원' 김현수는 LG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LG가 김현수를 영입했다 (사진 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의 올해 겨울은 싸늘했다.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소식은 한동안 들리지 않았고 팀 체질 개선이라는 명목 아래 정성훈, 손주인 등 베테랑들은 팀을 떠났다. 박용택의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거의 유일한 위안거리. 박용택은 팀내에서 자신 말고는 이렇다 할 수상 후보가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LG가 내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올해보다 존재감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한명이자 FA 최대어로 분류된 김현수(29)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LG는 19일 김현수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 등 총액 115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 구단의 역대 FA 최고금액 계약이다. 종전 기록은 2017시즌을 앞두고 차우찬을 영입할 때 투자한 95억원. 역대 FA 시장에서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와 합의한 4년 총액 150억원의 조건 다음으로 계약 규모가 크다. LG가 전력 보강을 위해 화끈하게 지갑을 연 것이다.

김현수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다. 정규리그 통산 1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을 기록했다. 2008년 타격왕을 차지했고 통산 두 차례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5년에는 타율 0.326을 기록했고 데뷔 후 최다 홈런(28개), 최다 타점(121개), 최다 득점(103개), 최다 볼넷(101개) 기록을 남겼다.

김현수는 지난 2년동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며 타율 0.273, 7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던 2016년에는 타율 0.302를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올해에는 이렇다 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타율 0.231로 부진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에 좋은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가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MLB닷컴은 시즌 후 김현수를 저평가된 타자로 평가했다. 김현수가 올해 기록한 가중출루율(wOBA)은 0.274에 불과했으나 타구의 질을 바탕으로 분석한 기대 가중출루율(xwOBA)는 0.321로 높았다. 실력보다 성적이 낮게 나온 경우로 좋은 타구를 많이 날렸지만 안타로 연결되지 않을 때가 많은 불운한 타자였다는 것이다.

LG는 김현수의 합류로 당장 전력이 크게 나아질 것이 유력하다. 김현수는 외야 코너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두산에서 오래 뛰었기 때문에 잠실구장에서 익숙하다.

LG의 외야진은 2017시즌 타격에서 그리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타 구단 외야진과 비교해 득점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정교함과 장타력 모두 리그 평균 이하였다.

약점을 메우는 것만큼 뚜렷한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도 없다. LG가 올해 FA 시장에서 특급 외야수 영입을 추진한 이유다. 정교한 타격 기술을 갖췄고 장타력까지 겸비한 김현수는 당장 LG 외야진의 위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

또 김현수의 영입으로 상대 투수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추가됐다. LG의 2017시즌 고민 중 하나는 박용택을 제외하면 무게감있는 타자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현수는 2015시즌 두산에서 3번과 4번 타순을 주로 맡았고 특히 4번타자로 나설 때 뛰어난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LG가 다음 과제인 외국인타자 영입에 심혈을 기울여 탄탄한 중심타선 구축에 성공한다면 2017시즌보다 팀 경쟁력이 크게 나아질 것이다. 중심타선의 약세, 장타력 부재는 올해 LG가 팀 평균자책점 부문 1위(4.30)를 차지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다. 김현수의 영입으로 LG는 여러 가능성을 품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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