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력 정치인 연루설 등 갖은 의혹과 검찰 수사 축소 주장 등 의심의 눈초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전북지역 지방선거는 '봉침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봉침의 부작용은 지속되고 있다.
◇ '봉침목사'는 왜 논란의 중심에 섰나
수억 원대의 후원금을 가로 챈 사기와 불법 의료행위를 한 의료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이 씨가 전국적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정치인과의 연루설이 큰 몫을 했다.
의혹의 핵심은 '약점'과 '외압'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 씨가 유력 정치인 다수의 은밀한 부위에 봉침을 놨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증거를 남겼다. 사기 등 다른 혐의로 이 씨를 수사한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같은 증거 사진을 확보했다. 궁지에 몰린 이 씨는 약점을 잡고 있는 정치인을 협박했고, 정치인들은 검찰에 외압을 가해 수사가 축소됐으며 이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와 시설 등에 대한 행정적 처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소설 '도가니' 등으로 유명한 공지영 작가가 2년 전부터 이 씨의 허위경력 문제 등을 제기하는 등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보태면서 사건의 몸집이 한층 커졌다.
외압에 의한 수사 축소 의혹에 대해 검찰은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다.
전주지검의 한 관계자는 "이 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CCTV 등을 압수수색해 디지털포렉식으로 복원하는 등 다각적 수사를 벌였다"며 "하지만 일반인 2명에 대한 봉침 시술 증거 외에 다른 정황은 찾을 수 없어 이 두 건을 의료법 위반행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제기된 의혹처럼 유력 정치인의 봉침 관련 문자메시지 등 증거는 없었고 외압은 터무니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또 당초 이 씨 사건을 횡령 혐의로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횡령보다 처벌이 무거운 사기 혐의로 기소해 축소가 아니라는 항변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에 한층 불을 지핀 건 검찰도 인정한 '실수'다.
담당검사가 이 씨와 사건 참고인을 조사한 뒤 조서에 서명날인을 빠뜨려 법정 증거로 활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담당 검사가 업무가 과중해 실수했지만 해당 조서는 이 씨 측이 동의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될 수 없었다"며 "법정에서 피고인 신문과 증인 신문을 통해 더 많은 진술을 이끌어 냈기 때문에 축소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사 초기 전주지검은 이 씨의 봉침 시술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지만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에게 봉침을 맞은 A 씨는 "전주지검에서 연락이 와 이 씨 관련 사항과 봉침 시술에 대해 물어 진술했다"며 "이후에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지만 일정이 한 차례 어긋난 뒤에는 검찰에서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A 씨가 봉침을 맞았다고 진술한 이들만 열 명 가까이 되고, 이외에도 이 씨의 봉침 시술 관련 진술을 하는 이들이 많지만 수사는 이뤄지지 않아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끊이지 않는 정치인 연루설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에는 '봉침목사'와 유력 정치인의 실명이 함께 나오고 있고, 정치인 연루 의혹은 블로그와 SNS에서 거침없이 제기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몇몇 정치인에게 의혹에 관한 입장을 물었고, 김 이사장 측은 실명을 공개해도 된다며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답해 왔다. 아울러 김 이사장 측이 공지영 작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한 때 돌았지만 그럴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이사장 측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이 한 점 의혹 없이 명백히 드러나기를 우리도 바라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결백함을 강조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건 당사자인 이 씨는 최근 공지영 작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봉침목사'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다뤄지고 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의 고소나 증거 없이는 이 씨의 봉침 시술에 대한 추가 수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