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고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유가족들의 슬픔과 국민적 우려가 큰 사안인 만큼 언제까지 '미스터리' 단계에 머무를 수는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18일 의무기록 검토와 유가족 면담을 거친 뒤 숨진 4명의 신생아 시신에 대한 부검을 차례로 실시했다.
국과수는 부검의 5명을 투입해 의료과실과 인큐베이터 오작동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꼼꼼한 부검을 진행했다.
다만 최종 부검 결과는 한 달 뒤쯤에나 나올 것으로 보여 1차 부검 소견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사고 원인을 둘러싼 궁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부검에 앞서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으로 세균 감염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반면 이대목동병원 측은 이번 사망 사건을 '매우 이례적인 불행한 일'이라면서 "“의료진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숨졌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의 핵심은 병원 측 주장대로 이례적인 일인 것인지 아니면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인지를 가려내는 일이다.
갓 태어난 생명들이 부모의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한 채 숨을 거둔 이유를 밝혀내야만 하는 것이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전문수사부서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맡겨 전담 수사하도록 결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사고 원인이야 추후 밝혀지겠지만 병원 측의 늑장 대응과 부실한 환자 관리 시스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가족들에게는 사전에 아무런 설명이나 통보를 하지 않은 채 언론 브리핑을 먼저 진행하면서 사과입장을 밝히는 등 파문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신생아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정작 유가족들이 먼저 경찰 신고를 했고, 병원 측은 뒤늦게 보건소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
신생아 사망 사고가 터지자 병원 측은 올해 임산부의 날 대통령 표창장을 받은 내용을 홍보하는 기념 현수막을 반성 차원에서 철거했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외형에만 치중했지 내실은 기하지 않았다는 따가운 비판을 피하지는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