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김무성 '지역구 박탈' 예고…지방선거 공천권 제한

제한적 물갈이…최경환 등 친박 현역‧복당파 상당수 생존, 바른정당 이학재 '샛문' 열려

자유한국당은 17일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유기준(4선‧부산 서‧동) 등 친박 의원의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격의 박탈을 권고하는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역 의원 중엔 이들 2명 의원 외에 검찰 기소된 배덕광(재선‧부산 해운대을), 엄용수(초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지역구 박탈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 (사진=자료사진)
한국당은 이날 결과를 토대로 조직강화특위를 가동, 새 지역구 책임자를 공고하게 된다. 지역구를 박탈당하거나 새로 얻지 못하는 원내‧외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회 공천권이 제한되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당초 10명 안팎의 친박 의원들에 대한 상당 규모의 물갈이가 예상됐지만, 교체 폭은 크지 않았다. 인적 쇄신보다 통합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4선‧경북 경산) 의원이 높은 점수로 지역구를 유지했고, 서‧유 의원을 제외한 친박 의원 전원이 생존했다.

지난 대선 전후로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 대부분의 지역구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복당파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하게 됨을 의미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복당파의 핵심인 김무성(6선‧부산 영도) 의원의 지역구는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김 의원이 당분간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 (사진=자료사진)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을 치는 한편, 복당파의 수장 격인 김무성 의원의 공천 활동 역시 제한해 계파 간 균형을 맞춘 셈이다. 또 김 의원을 견제, 김성태 원내대표 당선 뒤 원‧내외 실권을 장악한 홍준표 대표의 권한을 보다 강화하는 포석도 있다.

바른정당 잔류파의 추가 탈당을 유인할 해당 지역구 교체 폭도 크지 않았다. 잔류파 의원 중엔 이혜훈(3선‧서울 서초갑), 이학재(3선‧인천 서갑), 유의동(재선‧경기 평택을), 의원 지역구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혜훈, 유의동 의원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실제 유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으로 돌아갈 이유가 현재로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학재 의원의 경우 지역구 내 유력 경쟁자인 현직 구청장이 교체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탈당 및 복당의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당초 영입 대상으로 알려졌던 바른정당 의원 중 정병국(5선‧경기 여주‧양평)‧김세연(3선‧부산 금정)‧박인숙(재선‧서울 송파갑) 의원 지역구의 한국당 당협위원장들이 그 자격을 유지해 탈당 및 복당 행렬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이학재 의원의 경우 김세연 의원의 복당 여부가 탈당 판단의 큰 관건인데, 김 의원 지역구가 교체 대상에서 제외돼 탈당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교체가 권고된 지역구는 원내 4개, 원외 58개로 전체 214개 당협 가운데 62개, 29%의 물갈이 폭을 기록했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다른 지역의 경우 현역 위주로 지역구를 배정됐지만, 바른정당 복당파인 박순자(3선·경기안산단원) 의원 지역구의 경우 임이자(초선·비례대표) 의원이 당협위원장 직을 유지했다.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워낙 위기에 처해 (당무감사 결과) 기준을 토대로 컷오프를 했고,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이번 당무감사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계량화해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자료사진)
홍 대표는 당무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옥석을 가리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당협위원장 정비를 하게 됐다"며 "조속히 조직을 혁신하고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체 대상에 포함된 일부 친박 중진들은 '홍 대표 사당화(私黨化)'를 주장하며 강하게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체 폭이 제한적이어서 이들의 주장은 같은 계파 의원들의 지원사격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3일간 이의가 있는 경우 접수를 받아서 다시 재검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