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금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약 33분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동했다. 회동 결과는 홍 대표가 이례적으로 직접 발표했다. 그는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서 북·중·러의 사회주의 핵동맹에 대항하자는 취지로 일본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와 만나 서두에 "문재인 정부가 북핵 대처를 제대로 했다면 우리 제1야당의 대표단이 (지난 10월) 미국을 가지도 않았을뿐더러 오늘 일본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일 첫날인 13일, 홍 대표는 "일본 최고 지도자를 만나 북핵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 접점을 찾겠다"고 했지만 이날 회동은 아베 총리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어떤 이유로도 북핵은 용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강력한 경제 제재가 우선적으로 실행돼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홍 대표가 예방 전쟁 등의 군사 옵션을 언급하자 "가정을 해서는 답할 수 없다"며 "북한은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두 가지 아쉬운 점을 말했다"며 "한미일 군사 작전을 일본 상공에서라도 했으면 좋았겠지만 하지 않아서 아쉽다, 또 한국의 대북 지원금 8억엔 지원 문제도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외교관례 상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게 적당하느냐"면서도 "이 정도 내용만으로도, 아베 정부와 문재인 정부하고는 뜻이 안 맞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밖에도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 방중 일정 중 한국 기자들이 중국 수행 경비단 측에 폭행당한 점을 언급하며 "얼마나 (중국이 한국을) 얕잡아봤으면 그런 일이 있냐"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알현'이라고 표현하며 "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알현을 하러 가는 날 우리는 사회주의 핵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측은 이번 회동에 대해 "이례적으로 국내 야당 대표가 북핵이라는 민감한 단일 의제를 갖고 아베를 만났다"고 자평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한국의 야당 대표와 회동하는 것은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총리와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번 방일의 성과에 대해 "일본이 핵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당과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회동 이후 일본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방일을 통해서 아베 정부와 우리 한국당이 북핵을 제거하고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지키는 데에 한마음으로 대응할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