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개발자회의(Google Developer Days)에서 베이징에 수백 명 규모의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AI 연구소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미 뉴욕, 토론토, 런던, 취리히 등에 비슷한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아시아에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의 '구글 AI 중국 센터(Google AI China Center)'는 구글차이나 엔지니어링팀의 지원을 받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하게 된다. 이를 위해 AI 분야 최고 전문가를 일부 현지 채용했고, 컴퓨터 과학 분야 박사학위자를 중심으로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구글 클라우드 AI 연구개발 책임자인 지아 리(Jia Li) 박사가 이끄는 구글 AI 중국 센터는 연구활동 외에도 중국내 AI 컨퍼런스 및 워크숍을 후원하거나 중국 AI 연구 커뮤니티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2010년 중국에 진출한 구글이 중국정부의 콘텐츠 검열에 거부하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차단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시설이 추가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베이징 소재 마브리지 컨설팅(Marbridge Consulting)의 마크 낙틴 이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창출, 엔지니어 교육, 궁극적으로 첨단 기술 숙달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을 통해 중국의 발전에 기여한다면 중국과의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텐서플로우(TensorFlow) 인공지능 도구를 홍보하면서 전 세계 기업과 연구자들이 이를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점을 부각시켰다.
구글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수석과학자인 리 페이페이는 구글 블로그를 통해 "구글 AI 중국 센터는 기본적인 연구활동 외에도 AI 컨퍼런스 및 워크숍에 자금을 지원하고 후원하며 활발한 중국 AI 연구 커뮤니티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AI 연구 커뮤니티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AI 센터를 중국에 설립하는 이유는 중국과의 선린관계 유지도 필요하지만 핵심 연구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기술정보 매체 더 버지는 최첨단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미국은 현재 엄격한 이민정책으로 전 세계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환경에 봉착해 있다며 '지역 허브'를 만드는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AI 연구에서 미국이 뒤처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텐센트와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대기업들이 AI 분야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중국 AI 연구 센터는 이들 현지 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겠지만 글로벌 기술 기업 구글이 물러날 곳은 없다고 더 버지는 강조했다.
리 페이페이 수석과학자는 "구글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인공 지능 연구자들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며 "인공지능 과학은 국경도, 그 어떤 이익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