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젊은 LG 선수들이 골든글러브 받으러 와야…"

LG 베테랑 박용택이 13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2018시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주장 완장은 베테랑 박용택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박용택은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 이유를 담백하게 설명했다.

박용택은 "주장 후보가 저와 정성훈, 손주인, 이병규까지 4명이었다"며 "제가 더 할 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용택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지난 2차 드래프트 전후로 팀을 떠났다. 정성훈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방출 통보를 받았고 손주인과 이병규는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해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함께 팀을 이끌어 온 고참들이 팀을 떠나는 모습에 '프렌차이즈 스타' 박용택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용택은 "중간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막내급이었던 김용의가 지금 야수 중에서 2~3번째 고참이 됐다"며 "그래도 (이)병규 형이 코치로 와서 마음이 놓이는 건 있다. 팀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의 박용택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있는 수상 후보를 배출해내지 못했다. 박용택은 아쉬워 했다. 여유있는 표정으로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박용택은 "이런 자리에 젊은 선수들이 (상을 받으러) 와야 하는데 아직도 시상식에 나 혼자 온다는 것은 팀이 바른 길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보들이 다 오지 않는다고 해서 유강남을 데리고 왔다. 상을 못 받아도 다른 선수가 받는 모습을 봐야 비참한 느낌도 들고 독기도 품게 된다. 내가 어릴 때 그랬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이날 행사에서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총 유효투표수 357표 중 184표를 휩쓸었다. 통산 4번째 수상.

박용택은 "올해 KIA 우승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요즘 시상식장을 보면 온통 KIA판이더라. 너무너무 부럽다. 내년에 우리 LG도 동생들 10명 정도 후보로 올라올 수 있게끔 좋은 팀 분위기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10개 구단 전체 분위기가 조금 더 젋고 어린 친구들로 가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난 내년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불혹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한다. 불혹을 맞이해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LG 잘 이끌어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의미있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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