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손성경 PD, 주소원 작가실습생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조창종 지부장 (전국공무원노조 김해시지부 지부장)
◇ 김효영 : 김해시의회 건물 외벽에 "시의원님, 반말 그만하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서 화제가 되고 있죠. 왜 이 같은 현수막을 걸었는지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 김해시시부 조창종 지부장 만나보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십니까?
◆ 조창종 : 네, 안녕하십니까? 공무원노조 김해시지부 지부장 조창종입니다.
◇ 김효영 : 이런 현수막은 처음 봤어요.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조창종 : 지난 6일에 김해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이런 시의회의 공식회의 같은 경우에는 직원들이 보도록, 참고하도록 영상을 통해서 내부방송을 합니다.
그것을 저도 보던 차에 시의원님의 반말, 그리고 공무원 무시 발언이 있어서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게 됐습니다.
◇ 김효영 : 그랬군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발언을 한 겁니까?
◆ 조창종 : 엄 정 의원(자유한국당)께서 체육 예산을 이야기하시는 과정에서 이전 회의에서 삭감 의견을 냈는데 그것이 그대로 반영이 안 되고 다시 추진되는 부분을 질책하시는 와중에 '그때 그렇게 했잖아. 되어 있잖아. 딱 정해 놨어' 이런 이야기를 하시고.
나중에 마무리로 '뭘 해도 똑바로 좀 할 건데'.
단어 선택도 그렇지만 어투도 좀 안 좋았죠. 보시는 많은 분들이 '저건 좀 아니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하셔서 개선을 요구하게 됐습니다.
◇ 김효영 : 그런 반말을 들을 당사자는 해당 부서의 실과장 정도 되는 분입니까?
◆ 조창종 : 네네.
◇ 김효영 : 그런데, 특정 의원의 딱 한 번의 발언 때문에 이런 현수막을 거시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이런 사례들이 누적되어 왔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조창종 : 시의원님이 어쩌다가 반말하는 것 가지고 현수막을 내걸고 개선을 요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전에 보면 의회가 열리는 회기 기간, 공식회의, 행정사무감사, 별도 자료요청, 사업설명 요구 등이 있을 때마다 시의원께서 공무원들한테 반말 또는 무시 발언이 있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조합원들이 속앓이 하다가 노조를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누차 있어 왔습니다.
◇ 김효영 : 네, 그렇게 호소하시는 분들, 어떤 기분이 든다고들 하시던가요?
◆ 조창종 : 우리 조합원들은 공무원이 시의원의 아랫사람은 아니지 않느냐 왜 우리가 하대를 받아야 되느냐. 이리 가라 저리 가라, 또한 질책을 넘어서 무시하는 이야기를 듣고 하니까 인간적으로는 아니다. 공무원과 시의원이 인간적으로 서로 존중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 김효영 : 자존심도 좀 상하셨고, 모멸감 같은 것도 느끼셨군요.
◆ 조창종 : 네네.
◇ 김효영 : 알겠습니다. 이 현수막을 거는데 그치지 않고 서한문도 다 보내셨죠?
◆ 조창종 : 일부 시의원들께서 공무원들한테 상호존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말을 놓는 경우가 있는데, 시민들이 지켜보는 공식회의에서는 서로 편하거나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말을 하대를 하거나 또는 잘못에 대해서 추궁 질책을 하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반말로 해서는 시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를 의원님들께 전했습니다.
◇ 김효영 : "지역사회에서 아는 선후배 지간인데 그 정도도 못 하냐?"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 조창종 : 네, 맞습니다.
◇ 김효영 : 현수막 걸고 이게 전국적인 화제가 됐는데, 시의회 쪽에서 반응이 좀 나왔습니까?
◆ 조창종 : 아직 시의회 전체적인 공식입장이나 이런 게 나오거나 이런 바가 없고요. 개별적으로는 현수막을 걸고 이런 과정에서 여러 의원님들께서 "그래 이런 반말을 고쳐져야 된다. 시의원도 공무원한테 반말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노동조합의 목소리에 공감을 표해주신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일부 의원님들께서는 "그 정도는 지나가도 되는 거 아니냐"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기는 합니다.
◇ 김효영 : "여전히 '뭐가 잘못됐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군요.
◆ 조창종 : 네. 제가 특히 좀 가슴이 아픈 것은 시의원님들 중에 초선이 되어서 초기에는 공무원에게 존중하는 말을 쓰시다가, 나중에 3~4년 차가 되면 반말투를 배워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것은 의원님의 이후 생활에 있어서도 좀 안 좋은 버릇이 생기시는 것이라서 마음이 아프고 이참에 개선을 요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무원이 어떤 잘못을 했다면 그 잘못에 대해서 지적을 해야 되는 것이지,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그것을 반말로 하게 되면 사람이 그렇잖아요. 반말을 하게 되면 반발심이나 꽁한 생각에서 오히려 그게 잘 안 고쳐지게 되고 그것은 시민들의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 김효영 : 알겠습니다. 언제까지 게시할 계획이십니까?
◆ 조창종 : 현수막은 애초 계획은 이번 주 또는 19일까지 걸어놓은 계획이고요. 이것이 개선이 안 되면 이후에 또 다른 방법으로 알릴 생각입니다.
◇ 김효영 : 시의회에서 앞으로 그런 것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 좀 나왔으면 좋겠군요.
◆ 조창종 : 그러면 좋겠습니다.
◇ 김효영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창종 :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