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원주 원정에서 원주 DB에게 완패를 당한 서울 SK는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반격의 시작은 수비였다. 3-2 지역방어를 기반으로 강력한 압박을 펼쳐 DB를 괴롭혔다. DB는 우왕좌왕 했다. SK는 전반 한때 28점차로 앞서갔다.
DB는 포기하지 않았다. 3쿼터에만 3점슛 4개를 몰아넣은 두경민을 앞세워 서서히 점수차를 좁혀나갔다. 4쿼터 들어 디온테 버튼과 김주성의 분전이 두경민을 도왔다.
그래도 SK가 유리했다. 종료 3분을 남기고 80-71로 앞서나갔다. SK가 달아날 기회를 수차례 놓친 사이 DB에서는 버튼과 김주성의 연속 득점이 터졌다. SK 신인 안영준은 3점차로 앞선 종료 6초 전 천금같은 자유투 2개를 다 놓쳤다.
대가는 컸다. 버튼이 종료 0.9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승부는 극적인 83-83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28점차 열세를 따라잡은 DB의 저력은 대단했다. 연장전 종료 2분25초 전 두경민의 3점슛이 터지면서 DB가 89-88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SK는 92-92 동점에서 헤인즈의 덩크로 다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29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을 시도한 DB에서는 버튼이 또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버튼은 종료 8.9초 전 극적인 3점슛을 터트려 95-94 역전을 이끌어냈다. 이어 헤인즈의 골밑슛을 블록으로 막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DB가 연장 접전 끝에 SK를 95-94로 누르고 짜릿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두경민은 3점슛 8개를 포함, 팀내 가장 많은 28점을 터트려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3점슛 11개를 던져 8개를 림에 꽂았다. 28득점 중 22점을 전반 이후에 몰아넣았다.
버튼의 활약도 놀라웠다. 버튼은 18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4쿼터 막판과 연장전 막판의 '클러치 득점'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두경민은 왜 그가 이상범 감독에 에이스로 부르는 선수인지, 버튼은 왜 자신이 올시즌 KBL의 이슈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최부경이 던진 마지막 슛이 빗나가자 DB 선수들은 코트 중앙에 모여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잠실을 찾은 DB 원정 팬들은 선수단 출입구 쪽으로 몰려들어 손을 내밀었고 선수들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진한 여운을 남긴 대역전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