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해직의 사슬을 끊어내기까지 무려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마치 꿈만 같은 가슴 뭉클한 복직 언론인들의 출근길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뜨거운 함성과 환영의 박수 속에 사원증과 꽃다발을 건네받은 이들은 정말로 오랜만에 온 몸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눈가는 촉촉해졌다.
갑작스런 해직 통보 이후 지나온 세월은 직장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말로는 표현 못할 고통 그 자체였으리라.
그럼에도 분노와 울분의 피눈물을 감춘 채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부르튼 입술로 '정의로운 언론'을 외쳤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바른 말을 한 진정한 언론인이라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결과다.
사실 언론인 해직 사태는 그동안 국제 언론단체들로부터도 강력한 비난을 받은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일이었다.
이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공영방송 MBC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녹이 슬대로 슨 부끄러운 떼를 말끔히 걷어내고 국민과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YTN의 해직기자 3명이 자그마치 9년 만에 복직돼 마이크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낙하산 사장 반대와 공정방송을 외쳤다는 이유로 해직된 뒤 상상하기조차 힘든 3225일이 흐른 것이다.
다만 YTN은 신임 사장의 적폐청산 의지가 시험대에 오르며 현재 방송 정상화의 문턱에서 파열음을 낳고 있다.
한국방송 KBS의 경우는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노조 파업이 12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지난달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KBS 이사들의 비리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경영진과 이사진이 줄곧 버티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노조도 공정보도 쟁취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한 달 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YTN과 MBC 해직 언론인들이 복직되기까지 지난(至難)한 과정이 있었던 것은 그만큼 적폐청산의 어려움을 반증한다.
공영방송의 잘못이자 언론의 적폐는 바로 불의에 침묵하고 권력에 순종해 온 점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는 저널리즘을 복원하는 길은 분노해야 할 때 당연히 분노하고, 비판해야 할 때 제대로 비판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모든 언론인들이 생각과 말이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