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사는 제1별관을 철거한 뒤 통합별관으로 재건축하고 본관은 리모델링해 통합별관과 연결하는 것으로 2020년에 준공한 뒤 한은 설립 70주년인 그 해 6월 기념행사를 통합별관에서 개최한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총 공사금액 3488억원으로 올해 발주된 공공 건축공사 최대 규모인 이 공사는 한은이 조달청에 위탁해 낙찰자 선정작업을 벌여 왔으며, 조달청은 기술제안서 평가와 입찰금액 평가를 거쳐 11일 계룡건설을 낙찰 예정자로 선정했다.
입찰에는 계룡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계룡건설의 낙찰 예정자 선정은 지난달 21일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예견됐다. 기술제안서가 80% 입찰금액이 20% 반영되는 구조 때문이다.
시공능력 17위인 계룡건설은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과 무려 6~7점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계룡건설은 90.06점, 현대건설은 84.14점, 삼성물산은 83.03점을 받았다.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이 공사는 기술제안서 80%와 입찰금액 20%의 반영 비율로 낙찰 예정자를 선정한다.
통상 기술제안서 70%, 입찰가격 20%의 비율로 결정하지만 한은이 중앙은행이라는 상징성과 '가급' 보안시설임을 감안해 기술평가 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청해 80%로 상향조정됐다.
이어 지난 7일 조달청 가격개찰 결과 계룡건설은 2831억원(관급자재 포함 3359억 8400만원), 현대건설 2751억원(관급자재 포함 3319억 8200만원), 삼성물산 2242억원(관급자재 포함 2897억5500만원)을 써내 20%인 입찰금액 평가에서 각각 17.2481점, 17.4561점, 20점을 받았다.
낙찰 예정자로 선정된 계룡건설의 종합평점은 89.2961점이다.
앞으로 절차는 실시설계 내역서 보완과 관급자재 선정 심의를 거쳐 20여일 후 조달청과 계룡건설간 낙찰계약을 체결하는 일만 남았다.
조달청 관계자는 "업체가 설계내역서 보완을 잘 해오면 최종 낙찰자로 결정될 것"이라며 "낙찰 예정자가 뒤바뀌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은 기술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커지고 있다.
기술심사는 건축계획, 건축시공, 전기설비 등 8개 분야별로 1명~4명의 심의위원들이 평가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건축계획 분야의 '사전조사' 항목에 A, B,C 세 위원이 계룡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순서대로 각각 '수' '미' '우'로 동일하게 평가한 방식이다.
일부 업체는 이에 대해 심의위원간 평가 담합 의혹을 강력히 제기하면서 기획재정부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과 법원에 '계약절차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뜻을 밝혔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사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 담합 의혹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기술심사는 분야마다 심의위원들이 협의해서 하도록 하고 있다"며 "심사는 정량적으로 할 수 없고 100% 정성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가결과가 똑같다고 해도 담합은 아니고 충분히 협의한 결과"라며 담합과 협의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한국은행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앙은행 건축 공사를 시공능력 17위인 지역의 건설업체가 맡게 되는데다 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지자 몹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는 입찰을 조달청에 위탁한 만큼 결과를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수요기관이 관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