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야심차게 영입한 스페인 출신 베테랑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는 벤치에 앉지 않았다. 그란데 수석코치는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 때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대신 하프타임 때 라커룸으로 내려와 이른바 쪽집게 과외를 하기도 했다.
당시 취업비자 문제도 있었지만, "관중석에 경기를 보면서 한국 축구를 파악하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이번에도 이유는 같다. 과정 못지 않게 결과도 중요한 동아시안컵이지만, 최종 목표는 월드컵이기에 관중석에서 큰 틀을 짜겠다는 복안이다. 그란데 수석코치가 신태용 감독에게 직접 요청한 사항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란데 수석코치가 신태용 감독과 대화를 통해 이번 대회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남은 북한, 일본전도 관중석에서 지켜볼 예정"이라면서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면서 한국 축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란데는 수석코치로서 잔뼈가 굵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숱한 우승을 경험했다. 수석코치로서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미 영상과 11월 평가전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은 했지만, 월드컵을 위해 한국 축구를 정확하게 분석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평소 신태용 감독과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눈다.
협회 관계자는 "훈련 때는 물론 경기 전후 수시로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신태용 감독의 말을 빌리면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늘 함께 다니며 축구 이야기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