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차 투표 결과 및 결선 투표 일정을 공고하면서 "개표 결과 4개조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음이 확실해 선거관리규정에 의거해 최고 득표자와 2위 득표자에 대해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결선투표는 15일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투표율에 관계없이 다득표자가 당선자로 확정된다.
공직 선거를 제외하면 전국 최대 규모 선거인 이번 민주노총 위원장 2기 직선투표에서는 재적 투표인수 79만 3760명 가운데 42만7421명(투표율 53.8%)이 참여했다.
1차 투표에서 최고 득표자는 기호1번(김명환·김경자·백석근) 후보조로 19만 8795표를 얻어 득표율 46.5%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2위 득표자인 기호2번(이호동·고종환·권수정 후보자)(75,410표, 득표율 17.6%)과 결선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기호 2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는 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배출한 '노동전선' 소속으로 민주노총 내 일부 좌파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 최대 이슈로 꼽힌 노정대화 복귀 방안을 놓고 두 후보 모두 노사정위 즉각 복귀를 거부하지만, 노정 대화 재개 방안을 놓고 입장이 갈린다.
김 후보는 정식 대화기구인 노사정위 복귀에 앞서 신뢰를 복구할 방안으로 '신(新) 8자회의론'을 제시했다.
지난 9월 한국노총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8자 회의'를 제안한 데 더해 노사정위원장이 아닌 국회 대표자를 포함시켜 시급한 현안 중심으로 대화의 물꼬를 열자는 제안이다.
대신 노동계와 정부 양자 간의 즉각적인 노정 교섭을 통해 당면한 노동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노정 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선거 1차 투표는 저조한 투표율로 자칫 무산 위기에 놓일 뻔 했다.
이번 선거 투표 방식은 현장 투표와 전자(모바일·ARS) 투표, 우편 투표가 병행됐다.
문제는 전자 투표의 경우 투표 안내 문자메시지를 수신하고 1시간 안에 투표한 뒤 확인 전화까지 걸어야 하는 다소 복잡한 방식이다.
문자가 주로 근무 시간인 오전·오후에 발송되는데, 이 시간 대부분 직장에 출근하는 조합원들은 문자를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제조업 노동자들은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사물함에 두고 휴식시간에 확인하기 때문에 투표하기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해 전자 투표를 하루 연장해 총투표율이 50%를 넘겼지만, 지난 1기 선거 투표율 62.7%에 비해 10% 가까이 낮은 결과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모바일 장애 및 전산오류와 일부 지역 본부에서 벌어진 개표 규정 위반 등 미숙한 선거진행으로 잡음이 겹치면서 애초 8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선거 결과가 이틀 늦춰져 발표됐다.
심지어 이번 중앙집행부 임원 선거와 동시에 진행된 16개 지역본부장 선거에서는 서울, 경북, 강원 등 3개 본부가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해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들 3개 본부 재선거에는 이전에 출마했던 후보들은 후보자 자격이 박탈되고 새로운 후보자들이 나와야 한다.
또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경기본부 '양경수 후보조'(47.79 %), 대구본부 '이길우 후보조'(48.11%) 등을 대상으로는 찬반투표 방식의 2차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