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수 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해온 정황이 제기되면서 학부모들이 해당 교사를 경찰에 고소하는 등 공분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용인시 A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 온 Y(34)씨 등 학부모 3명은 지난 10월 30일 경찰에 어린이집 교사 B씨와 원장 C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 학부모들은 고소장에 "B교사로부터 아동학대(때리기, 꼬집기, 목조르기 등)가 의심된다"며 "원장에게 CCTV 영상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실을 은폐하려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교사가) 지난 9월 27일 점심시간에 한 아이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으며 아이가 울고 있는데도 음식을 먹이고 음식을 토하기까지 했는데 토한 것까지 계속 먹이는 장면이 정확히 녹화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 학부모들은 더 많은 아동학대 장면이 CCTV에 녹화됐을 것으로 예상됨에따라 경찰이 서둘러 증거를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상습폭행에 강제 밥 먹이기… "어떻게 내 아이한테" 격분
피해 아동의 학부모들 중 한 명인 D(32·여)씨는 3살 아이가 A어린이집에서 겪은 끔찍한 '사건'을 떠올릴 때면 잠을 이룰 수 없다.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자주하던 아이를 보고서야 D씨는 같은 반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아이들도 B교사의 폭력행위를 표현하는 등 피해사실이 드러났다.
D씨는 경찰에서 확인한 지난 9월 14일자 CCTV 영상에서 "점심을 먹던 아이가 입 속에 밥이 너무 많았는지 입 밖으로 밥을 뱉자 B교사가 다가와 뱉은 밥을 강제로 먹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이가 계속 울었지만 교사들은 10여분 간 아이를 달래기는 커녕 방치했다"며 "우리 애가 당하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있자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 아동의 학부모 Y씨도 발바닥 체벌, 아이의 엉덩이와 사타구니 꼬집기, 뒤통수 때리기 등 B교사를 흉내내는 딸(3)의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입장이다.
Y씨는 "솔직히 어린이집 가서 다 뒤집어 엎어버리고 막 욕하고 싶은데… 거기는 우리 애 말고 다른 애기들이 있어 차마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부모의 자녀 3명은 A어린이집을 그만 둔 상태다.
◇ 전문가 "명백한 아동학대"… 원장 "나중에 얘기하자" 회피
경찰은 최근 B씨와 C씨 등 2명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9~10월 두 달 분량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장면 6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제 학부모들이 경찰서에서 확인한 영상에는 B교사의 ▲강제로 밥 먹이기 ▲상습 폭행 ▲팔을 잡아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기 ▲손바닥을 들어올리는 위협 행위 ▲우는 아이 방치 등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뢰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B교사의 혐의가 명백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정옥 경기용인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경찰이 의뢰한 CCTV 영상분에 한해 다같이 확인했는데, 이는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A어린이집측과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명확한 해명은 들을 수 없었다.
C원장은 "일단 결론이 어느 정도 나온 상황에서 말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