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배철수를 비롯해 최화정(최화정의 파워타임), 황정민(황정민의 FM 대행진), 최유라(지금은 라디오 시대), 양희은(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김창환(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환입니다) 등도 라디오 장수 DJ로 꼽힌다.
음성 분석 전문가인 충북도립대학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59·의료전자기기과) 교수는 이들의 목소리에 담긴 인기 비결을 분석해 10일 결과를 내놨다.
그는 청각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라디오는 TV 등과 달리 연상작용이 가능한 데 의미를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눈 내리는 밤 김치전을 굽는 어머니 사연이 전파를 타면 청취자도 자신의 어머니를 연상하게 되는 식이다.
라디오 DJ는 방송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목소리 톤과 속도 등이 달라진다. 청취자 감성을 자극하면서 연상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한 프로그램을 오래 맡아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청취자를 매료시키는 음색을 가졌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배철수는 퇴근 시간대에 적합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특징이다. 음높이는 126.206㎐, 음높이 편차는 143.909㎐, 발화속도(1분간 말하는 음절 수)는 307.504개로 측정됐다. 무성음 비율이 40.443%여서 안정감을 준다.
이에 비해 점심 시간대 전파를 타는 최화정은 발화속도가 344.614개로 빨라지고, 무성음 비율은 35.296%로 줄어든다. 음높이 편차도 310.480㎐로 커져 생동감이 느껴진다.
출근 시간대 들리는 황정민 목소리는 속도(345.460)가 더 빨라지면서 무성음 비율(36.791%)도 늘어난다. 경쾌하면서도 분명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
1995년부터 22년간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진행하다 휴식을 위해 지난 1월 하차한 최유라는 음높이 편차가 351.821㎐로 커지고 발화속도는 391.284개로 빨라진다. 무성음 비율이 16.409%로 줄어들면서 나른한 오후 흥을 돋우는 목소리로 분석된다.
양희은 목소리는 음높이 204.766㎐, 음높이 편차 253.011㎐, 발화속도 357.845, 무성음 비율 24.802% 등이 모두 표준에 가깝다.
그에 비해 김창완은 음높이 107.576㎐, 음높이 편차 248.573㎐로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다. 그러면서도 발화속도는 376.964개여서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는다.
목소리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NHR(noise to harmonics ratio) 분석에서는 이들 모두 0.118∼0.171%로 나타나 일반인 표준치(0.190%)를 크게 밑돌았다. NHR은 작을수록 잡음 없고 조화로운 목소리로 평가받는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내년 1월 열리는 한국통신학회 동계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