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딩 효과' 백화점 가성비에 눈 뜨다

롯데百 "내년에도 싼가격·고품질 기획상품 예정"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소비자들이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백화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고급스러움과 함께 '비싼 가격'이다.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곳은 대형마트다.

하지만 밤샘 줄서기라는 진풍경을 연출한 '평창 패딩'이 이런 공식에 균열을 일으켰다.

평창패딩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킨 '가성비'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좋은 상품을 기획해 직접 사서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게 백화점이 가야 할 길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평창 패딩 열풍을 지켜 본 롯데백화점 정동혁 상품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성능대비 가격이 싸다는 '가성비'라는 개념은 더이상 대형마트의 전유물이 아닌게 됐다.


사실 기존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인 '평창패딩'과 패딩에 이어 후속타를 날린 '평창 스니커즈'는 그 자체만으로 큰 이윤이 남는 것은 아니다.

백화점 이윤을 많이 포기하며서 내놓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 본부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백화점의 살 길을 '평창 패딩'에서 찾은 이유는 뭘까.

온라인으로 빼앗긴 고객들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나오게 할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그는 "평창 롱패딩은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으면 소비자가 다시 백화점을 찾을 것이란 희망을 줬다"고 했다.

썰렁했던 매장에 고객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매출도 오르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년에도 가성비 좋은 기획 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가성비에 주목한 것은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신세백화점의 자체 캐시미어 브랜드인 '델라라나'는 원사 수입부터 제작.디자인까지 백화점에서 직접하면서 가성비를 높였다.

이 때문에 같은 품질의 다른 명품의 절반 가격에 팔수 있게 됐다.

자체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아디르'도 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들 두 브랜드는 올해 누적 매출액이 목표치보다 각각 20%와 50%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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