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산악 주민들 "병원 가려면 2-3시간.. 갈 수가 없어요"

의사 없는 텅빈 산간지역 보건소... "이동진료 절실"

[앵커]
국제 의료보건사업을 전개하는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은 네팔의 산간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진료하는 ‘이동진료’를 지난 2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네팔의 의사 수가 크게 늘었는데도 네팔에서의 이동진료는 여전히 중요한 의료지원 수단인데요. 네팔 고산지대의 의료현실을 살펴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깊은 계곡 사이를 잇는 출렁다리를 건너, 먼지나는 산길을 올라가 도착한 날리구라스학교에 로즈클럽 의료봉사팀이 이동진료 캠프를 마련했습니다.
네팔 다딩 더히레니에 있는 날리구라스학교. 이 지역 담당 NGO관계자가 로즈클럽인터내셔널에 이동진료를 요청해 예정에 없는 진료캠프가 마련됐다.
50대의 한 남성은 계속된 골반 통증으로 한 시간 30분을 걸어 이곳 이동진료 캠프를 찾아왔습니다.

[수바도르다망(55세)]
"카트만두 병원은 여기서 2시간 반 정도 걸려 자주갈 수 없어요. 지진 이후 무너진 집을 짓는데 돈을 빌려써서 병원에 갈 돈도 없어서 병원에 다시 가지 못했어요."

이곳은 원래 이동진료계획이 없던 곳입니다. 하지만 이 지역 NGO 담당자가 로즈클럽 의료팀의 네팔 방문 계획을 알고 직접 요청해 이뤄졌습니다.

[크리스 / 기아대책 더히레니 지역 담당자]
"사람들 아프면 병원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리고 갈수가 없어요. 병원이 멀어서. 좋은 병원은 다 카트만두에 모여 있고 큰 문제가 생기면 하루 이틀 지나가면 치료 못해서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해발 1천200-1천500미터에 자리한 다딩의 한 산간마을. 국토의 3분의 2가 산악지역인 네팔에서는 해발 2-3천 미터에도 집을 짓고 사는 주민들이 많다.
해발 1천에서 2천 미터에 이르는 고산지대 주민들의 경우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네팔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마다 보건소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천수연 기자 / 네팔 다딩 ]
"이곳은 다딩 날랑 지역의 보건솝니다. 다딩에는 한 개의 병원과 이같은 5개의 보건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소 대부분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가난한 산간마을 주민들의 의료 지원이 취약한 상탭니다."

2명의 간호사들은 6개월 넘게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고, 보건소에서는 의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의사가 없기는 머커이싱 보건소도 마찬가집니다.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아니라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카트만두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안식 의료선교사 / 한네팔친선병원 외과담당]
"(보건소) 체계는 잘 돼있지만 그곳에 실제로 상주하는 보건 소장이 없고 의료직원들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저희가 꼭 (이동진료를) 와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진료를 기다리는 산간마을 주민들.
이동진료는 적정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네팔 산악 오지 주민들에게 생명을 살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의료 섬김이라고 말합니다.

[박철성 장로 / 로즈클럽인터내셔널 사무총장]
"방치된 환자들,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을 발굴해서 치료의 기회를 줌으로 해서 생명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년에 몇 차례 되지 않는 이동진료만으로는 네팔 주민들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할 수 없습니다.

카트만두에서 5시간 거리에 있는 머커이싱 보건소.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은 머커이싱 보건소가 그 지역 주민들을 책임질 수 있도록 거점센터로 세워갈 예정이다.
네팔에서 18년 동안 의료선교를 해온 김안식 선교사는 로즈클럽과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지역 보건소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도록 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겁니다.

카트만두에서 로즈클럽이 운영지원하는 한네팔친선병원과 연계해 주변 5시간 거리 안에 있는 지역 보건소를 거점센터로 세워간다는 계획입니다.

[김안식 의료선교사 / 한네팔친선병원 외과담당]
"보건소가 그 지역을 커버할 수 있을 때까지, 또 하나는 그 병원에서 해결이 안 되는 거는 티미병원(한네팔 친선병원)으로 보내서 티미병원에서 저희가 후원병원으로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우고 고통받는 네팔 산간 오지 주민들을 위해 기독 의료인들의 협력이 더없이 절실해 보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천수연 편집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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